골프 평균 290야드 첫 돌파, 늘어나는 비거리… 줄어드는 볼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3일 03시 00분


파워 히터들 코스 무력화
골프 장비-볼 제한 주장도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프로들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1980년 측정 시작 후 처음으로 290야드를 넘겨 290.9야드(약 266m)를 기록했다. 300야드를 넘긴 선수만도 21명이었다. 지난해보다 3.6야드가 늘었는데 이 수치는 2003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2002년에 비하면 14야드가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300야드를 돌파할 날도 머잖은 것 같다. 비거리 향상에 이상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력을 키우고 첨단 기술을 채택한 클럽과 볼의 등장이 비거리 경쟁을 부추겼다.

비거리는 남자의 자존심이라는 광고 문구처럼 폭발적인 장타는 주말골퍼의 가슴을 뛰게 하는 목표다. 하지만 늘어만 가는 드라이버 비거리가 골프의 묘미를 반감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드라이버와 웨지 플레이로 코스를 무력화하는 파워 히터들이 늘면서 위화감을 주는 경우까지 생겼다. 2002년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드라이버 반발계수(COR) 허용치를 0.830 이하로 제한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였다. 장비에 대한 새로운 규제 조항이 생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골프용품업체 핑의 존 솔하임 회장은 최근 거리에 따른 세 가지 타입의 볼 사용을 제안하기도 했다. 현재와 같은 볼, 30야드가 더 나가는 볼, 30야드가 덜 나가는 볼을 만들어 골퍼의 수준과 핸디캡에 따라 서로 다른 제품을 사용하자는 취지였다. 이렇게 되면 남녀 골퍼가 같은 티를 사용해 라운드를 할 수도 있다는 것.

장타 논란 속에 내년 PGA투어에는 괴력의 장타자가 데뷔를 앞두고 있어 관심을 끈다. 올해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상금 4위에 올라 PGA투어 출전권을 딴 제이슨 코크락(26·미국)이다. 193cm, 102kg의 코크락은 2부 투어에서 평균 318.6야드를 날려 드라이버 비거리 1위에 올랐다. 평균 볼 속도는 시속 180마일. 캐리로 305야드를 보낼 정도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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