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2012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국내에서 뛴다. 내년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아직 미지수지만 전문가들은 그의 이름 자체만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힘이 있다고 전망했다. 스포츠동아DB
ML 동양인 최다 124승…넘을 수 없는 존재감 큰물에서 놀던 ‘이름’…이름만으로도 타자 주눅
■ 그의 이름 세글자가 갖는 특별한 의미
후배들 어릴적 TV보며 야구 꿈 키웠던 우상 똑같은 공을 던지더라도 타자들 부담 느껴 ‘네임 브랜드’ 경기장 밖에서도 영향력 발휘
한화 박찬호(39)는 비단 한국 프로야구만의 스타가 아니다. 야구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라는 메이저리그에서 동양인 최다승(124승)을 올린 주인공.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려댔고, 1997년 14승을 시작으로 1998년 15승∼1999년 13승∼2000년 18승∼2001년 15승을 올리며 빅리그 톱클래스 선수로 활약했다. 한국야구 사상 박찬호만큼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선수는 없었다. 야구 전문가들은 그 ‘이름값’의 무게가 박찬호의 2012 시즌에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화는 ‘박찬호 특별법’ 통과를 추진하면서 “박찬호 선수가 고향팀 유니폼을 입고 한국 야구장 마운드에 서는 장면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박찬호를 보고 ‘신기해’ 하는 것은 팬들 뿐만이 아니다. 어린 시절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열광했던 후배 선수들이 ‘우상’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아무리 위력이 떨어졌어도 박찬호는 박찬호다. 지금 한창 뛰는 타자들이 어릴 적 TV에서만 보면서 동경했던 바로 그 선수”라면서 “똑같은 공을 던지더라도 일반 베테랑 투수가 던지는 공과 박찬호가 던지는 공은 타자들에게 다르게 느껴질 것”이라고 했다. 송진우와 같은 투수들이 마흔 이후에도 존재감을 잃지 않았던 것은 “지금 ‘마운드에 송진우가 있다’는 타자들의 인식 때문”이라는 것이다.
야구는 대표적인 ‘멘탈 스포츠’다. 투수든 타자든 상대에게 ‘기’에서 밀리는 느낌을 받는다면 결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 삼성 이승엽처럼 스스로도 엄청난 스타 파워를 갖고 있는 일부 선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타자들은 ‘박찬호’라는 이름만으로도 타석에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이 위원은 “아마도 초반에는 타자들이 박찬호의 공이 어떨까 궁금하다는 호기심과 함께 한 수 배운다는 자세로 타석에 들어설 것이다. 그 부분은 분명 박찬호에게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박찬호라는 ‘브랜드’의 힘은 마운드 밖에서도 유효하다. 메이저리그에서 일가를 이룬 박찬호의 조언은 후배들에게 더 묵직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유일한 우려가 ‘팀워크’에 대한 부분. 하지만 박찬호 역시 세간의 걱정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입단 기자회견장에서 가장 먼저 ‘팀워크’를 강조했다. 투수 최고참 박정진과 주장 한상훈을 자신의 매니지먼트사 사무실에 불러 “우리가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자. 팀워크를 잘 다져보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명성에 어울리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