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6일 오전 11시 잠실구장 내 구단사무실에서 두산 관계자를 만나 기존 연봉보다 38%가 오른 5억5000만원에 재계약 했다. 2011년 투수 최고연봉은 손민한이 받았던 6억원이었으나 롯데에서 방출되면서 프리에이전트(FA) 이적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정대현의 5억원이 1위가 됐다. 그러나 이를 김선우가 5000만원차로 추월했다. 그는 계약 후 “기분 좋게 사인했다”며 “그동안 노력을 인정해준 구단에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산과 김선우의 연봉협상은 마찰 없이 물 흐르듯 진행됐다. 구단은 “16승을 한 투수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겠다”며 “SK에서 롯데로 이적한 정대현이 받는 현 투수 최고연봉 5억원은 넘게 줄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선수도 “연봉책정은 구단이 할 일이다. 다만 성적 외적으로 해준 부분도 염두에 둬달라고 부탁했다”며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그 결과물이 4억원에서 1억5000만원이 오른 5억5000만원이다. 김선우는 2008년 두산으로 입단한 뒤 4년 만에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16승7패, 방어율 3.13. 팀 토종선발투수로는 1995년 이후 처음 16승을 달성했다. 성적 외적으로도 가치가 높았다. 팀을 위해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등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
두산 김승호 운영팀장은 연봉책정기준에 대해 “지난해 4억원을 받았는데 기본 10승은 해줘야한다는 전제가 있었다”며 “그런데 (김)선우는 ‘16승’을 했다. 성적 외적으로도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잘 다독이며 역할을 해준 것에 대해 가산점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상은 순조로웠다. (김)선우는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조율을 할 줄 아는 선수다. 큰 이견 없이 웃으면서 10분 만에 계약을 끝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