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승 2패… 천하무적 실버축구단 나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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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0일 03시 00분


축구에 미친 단장님, 이회택 김재한 옛 스타“축구인들 화합하고 실버시대 모델 제시”, 해외원정도 年 30회… 로얄FC를 아시나요

로얄 FC는 대한민국 최고의 실버축구단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최재익 단장(뒷줄 왼쪽에서 아홉 번째)은 2005년 서윤찬(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김재한(뒷줄 왼쪽) 등 대한민국을 주름잡던 국가대표 출신 축구인들을 주축으로 팀을 만들어 화합과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특별회원인 김재박 전 LG 트윈스 감독. 7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다 함께 포즈를 취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로얄 FC는 대한민국 최고의 실버축구단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최재익 단장(뒷줄 왼쪽에서 아홉 번째)은 2005년 서윤찬(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김재한(뒷줄 왼쪽) 등 대한민국을 주름잡던 국가대표 출신 축구인들을 주축으로 팀을 만들어 화합과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특별회원인 김재박 전 LG 트윈스 감독. 7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다 함께 포즈를 취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한때 골프를 이븐파까지 쳤다. 지금도 골프장 회원권 3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8년째 골프를 끊고 매주 토요일엔 어김없이 녹색그라운드에서 오른쪽 날개로 크로스를 올리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실버 축구단 로얄 FC 최재익 단장(66·이즈미 대표이사)은 자타가 공인하는 축구광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영하로 내려가는 크리스마스이브나 한 해 마지막 날이나 거르는 일이 없다. 미국과 일본, 중국, 태국 등 해외 원정만 30번을 넘게 다녀왔다. 지난해 167경기(161승 4무 2패)를 하는 등 매년 150회 이상의 경기를 한다. 이렇게 로얄이 흐트러지지 않고 뭉쳐 경기를 하는 중심에 최 단장의 카리스마가 자리하고 있다. 최 단장은 2005년 이영근(72) 서윤찬(71) 이회택(66) 김재한(65) 등 국가대표를 주축으로 팀을 창단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축구인들이 은퇴하면 선후배들과 연을 끊으며 소원해지는 게 안타까웠다. 그래서 서로 화합하는 장을 마련하고 싶었다”는 게 창단 이유. 현재 OB(60세 이상)와 YB(59세 이하), 특별회원까지 87명이 활동하고 있다.》
최재익 단장
최재익 단장
최 단장은 최정민 전 국가대표 감독(1983년 작고)을 1970년 만나면서 학창 시절 포기했던 축구선수의 꿈을 다시 꿨다. 사회인 축구였지만 국가대표 출신으로 국가대표 사령탑까지 맡았던 최 전 감독과 호형호제하며 매일 아침 축구를 하면서 열정을 불태웠다. 서울 강남과 서초에서 조기축구회를 만들어 사회인 축구 활성화를 이끈 뒤 실버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로얄을 만들었다. 최 단장은 “국가대표든 아마추어든 축구인들이 은퇴하면 혼자 살기 바빠서 뭉치질 못한다. 그러다 보니 화합도 안 된다. 미력하지만 대한민국을 빛냈던 스타들을 중심으로 축구인들이 하나가 돼 즐겁게 여생을 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로얄이 일치단결해 최강으로 군림하는 배경엔 최 단장의 남다른 축구 사랑이 있다. 창단 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실력도 일품이다. 부동의 오른쪽 날개로 1970년대 꺽다리로 이름을 날렸던 김재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에게 올리는 크로스는 로얄의 백미다. 연간 최 단장과 김 전 부회장이 만들어내는 골이 수십 골. 다른 팀들엔 경계 대상. 상대팀은 “최재익 단장을 막아라”라는 특명을 내릴 정도다. 이렇게 몸소 축구를 즐기며 팀을 열정적으로 운영하자 태극마크를 달았던 축구인들도 기꺼이 하나가 되고 있다.

국회의원축구단 이영근 감독은 “최 단장은 축구에 미쳤다. 지난해엔 장인이 돌아가셨는데도 발인하는 날 축구 하러 경기장에 나타나 모두가 놀랐다”고 말했다. 특별회원으로 매주 공을 함께 차는 김재박 전 프로야구 LG 트윈스 감독도 “이렇게 축구에 열정을 가진 분은 보지 못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최 단장은 “지금까지 로얄 때문에 많은 실버팀이 만들어졌다. 이젠 국가대표 출신 스타들을 중심으로 어린이 축구교실 등을 열어 꿈나무를 키우고 장기적으로 불우한 선수들을 돕는 장학재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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