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몸만든 후 6일 미국行
몇몇 구단 염두 두고 접촉할 듯… 보스턴 밸런타인 감독과 인연도
‘핵잠수함’ 김병현(33·전 라쿠텐)이 메이저리그에 다시 도전한다. 그는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한 것으로 12일 동아일보와 채널A 취재 결과 확인됐다. 김병현은 보스턴 등 몇몇 구단을 염두에 두고 최근까지 미국 에이전트와 접촉해 왔다. 특히 보스턴은 김병현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여 왔던 바비 밸런타인이 최근 사령탑을 맡은 팀이다.
김병현과 밸런타인 감독은 남다른 인연이 있다. 밸런타인 감독은 뉴욕 메츠 감독이었던 1999년 성균관대에 다니던 김병현을 영입하려 했다. 그러나 김병현은 계약금 225만 달러를 제시한 애리조나를 선택했다. 그럼에도 밸런타인 감독의 관심은 계속됐다. 김병현이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에 입단하자 “1년 뒤 메이저리그에서 보자”고 말했을 정도였다.
김병현은 지난해 12월 초부터 미국 출국 전까지 서울 광진구 광장동 스포사 피트니스에서 몸만들기를 해 왔다. 그를 담당했던 김병곤 트레이너는 “큰 부상은 없었지만 어깨와 팔꿈치 근력이 떨어져 있어 이를 집중 보완했다. 현재는 몸이 좋아진 상태다”고 전했다.
절친한 사이인 두산 김선우도 김병현의 부활을 확신했다. 둘은 최근 잠실야구장에서 두 차례 캐치볼을 했다. 김선우는 “병현이가 예전에는 공을 힘으로 던졌는데 지금은 부드럽게 던진다. 밸런스가 좋고 유연해졌다. 특히 공의 회전이 아주 날카로웠다. 예전에 잘 던지던 감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김병현은 미국 진출을 위해 몇 가지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로 합류하거나 트라이아웃을 통해 입단 테스트를 받는 것이다. 마이너리그에서 출발하는 것까지 감수하겠다는 각오다.
김병현은 일본 재도전과 한국 무대 복귀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라쿠텐에서 투구 밸런스를 되찾았다. 그러나 1군 무대엔 한 번도 서지 못했다. 그의 한 측근은 “병현이는 일본에서 문화적인 차이로 등판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다시 도전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 야구 관계자는 “김병현이 ‘팔려가듯 국내에 돌아오는 건 싫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고 했다. 우선지명권을 갖고 있는 넥센 관계자는 “김병현과 접촉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 바뀐 전화번호조차 모른다”고 했다.
김병현은 지난해 라쿠텐에서 최고 시속 148km 직구를 던졌다. 전성기 시절의 꿈틀거리는 ‘뱀 직구’가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직구 평균 구속도 145km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김병현은 더 강해지길 바랐다. 150km 강속구로 거포들을 삼진 처리했던 과거 메이저리그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김 트레이너는 “병현이가 피로에 지친 몸의 원기를 회복하고 투구 메커니즘을 되찾고 싶다는 열의가 강했다”고 했다. 김선우 역시 “병현이가 놀라울 정도로 훈련을 많이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병현의 빅리그를 향한 도전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