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무적’신한은행 깰 3가지 비책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4일 03시 00분


올 시즌 패배 안긴 감독 3인의 ‘필승 전략’

“올해는 정말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자 프로농구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시즌 초만 되면 이 말을 되풀이한다. 지난해까지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을 5년 연속 달성한 ‘1등 감독’의 엄살이다.

올해도 신한은행의 ‘선(先) 엄살 후(後) 선두 질주’는 계속됐다. 신한은행은 2위 KDB생명에 5경기 차로 앞서며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25경기에서 단 4번밖에 지지 않았다.

○ 전반에 승부를 걸어라

다른 구단들은 ‘공공의 적’을 잡기 위한 전략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올 시즌 ‘레알 신한’에 패배를 안긴 신세계 정인교, 삼성생명 이호근, KDB생명 김영주 감독에게 신한은행 격파 비책들을 들어봤다.

‘농구는 4쿼터의 게임’아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신한은행과는 전반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난공불락의 센터 하은주가 나오기 전에 점수차를 최대한 벌려야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하은주의 평균 출장시간은 18분대로 주로 후반에 출전한다. 신세계 정인교 감독은 “하은주가 나오기 전에 최소 10점은 앞서야 승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 5반칙 두려워 말아야

하은주를 막기 위해서는 여러 선수를 교체 투입하는 물량 공세도 필수적이다. 5반칙 퇴장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신한은행이 패한 4경기에서 상대팀들은 평균 21.75개의 파울을 범했다. 경기당 팀 평균 파울 수(18개)보다 많다.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은 “골밑의 하은주에게 공이 가면 그대로 2점을 준다고 봐야 한다. 이 때문에 반칙으로 끊는 게 나을 때가 많다”며 “하지만 교체할 수 있는 센터 자원이 부족하면 이 마저도 속수무책이다”고 말했다.

○ 변칙 작전으로 승부수

변칙 작전도 쓰이고 있다. KDB생명은 지난해 11월 10일 신한은행전에서 간판 센터 신정자를 빼고 단신이지만 빠른 선수들을 투입하는 모험을 감행해 성공을 거뒀다. 높이로 맞대결하기보단 빠른 농구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하은주를 막기 위해 팀의 주력 센터가 아닌 파워 포워드가 나서기도 한다. 센터 간의 맞대결에서는 어차피 승산이 없으니 팀의 주력 센터를 하은주가 아닌 다른 선수와 맞세워 이득을 보겠다는 것이다. 또한 하은주에게 수비가 집중되는 사이 외곽에서 중거리슛 기회를 내주는 것도 문제. KDB생명 김영주 감독은 “하은주에게 줄 점수는 주고 외곽 수비를 견고히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진단했다.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상대 감독들의 작전 구사가 나날이 진화되고 있어 전력 차가 많이 줄었다”며 “팬들에게 치열한 작전 농구를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여자 프로농구는 15일 부천체육관에서 올스타전을 갖고 18일부터 후반기 레이스에 돌입한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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