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투수전도 좋지만 많이 치고 많이 달릴 것김성근 감독과 맞대결 기대… 내 마지막 꿈은 KS 우승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승으로 금메달을 이끈 감독, 두산 감독 시절 팀을 6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감독, 화수분 야구의 상징…. 김경문 NC 감독(54)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무척 다양하다. 하지만 정작 그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일까.
그는 “사연 많은 선수가 야구 잘해서 연봉 많이 받는 것을 볼 때가 가장 기분 좋았다”고 했다. 그는 “어렵게 야구 하던 선수가 피나는 노력으로 스타가 된 뒤 ‘감독님, 고맙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냈을 때 감독으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이런 스토리는 그 자체가 감동이다. NC 야구를 통해 팬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하고 싶다”고 했다.
미국 애리조나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이틀 전인 16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NC라는 새하얀 도화지에 그려갈 그의 야구 색깔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신생팀 NC는 올해 2군에서 담금질을 한 뒤 내년부터 1군 리그에 참가한다. 이날 밝힌 그의 생각을 키워드별로 정리해봤다.
▽나만의 야구=두산 감독 시절 경기 직전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승리’보다는 ‘감동’을 생각했다. 팬들이 재미있고 인상적인 장면을 품에 안고 돌아갔으면 좋겠다 싶었다. 한결같은 마음을 유지하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지난해엔 지키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집착하다 보니 시야가 좁아졌고 여유를 잃었다. 시즌 중인 6월에 스스로 감독 자리에서 내려온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제 다시 초심이다. 팬을 위한, 팬들이 좋아하는 야구를 하겠다.
▽닥공(닥치고 공격) 야구=최강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인데 참 재미있는 말이다. 어찌 보면 내 야구가 그랬지 않나 싶다. 팽팽한 투수전도 좋지만 팬들은 점수가 많이 나는 야구를 좋아하는 것 같다. 두산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많이 치고 많이 달릴 것이다. 하루빨리 좋은 선수들을 키워내는 게 관건이다.
▽창원 팬들=예전 마산구장에서 이기고 나면 구장을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았다(웃음). 참 열정적인 팬들이다. 마산구장에서 연습할 때 많은 팬이 거리낌 없이 악수를 청하시더라. 아주머니들도 ‘잘하라’고 응원해 주셨다. 그분들께 지는 것보단 이기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
▽김성근 감독=얼마 전 택시를 탔는데 운전사 분이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김성근 감독님과의 맞대결에 대해 물어 보시더라(김성근 감독이 SK에 재임하던 시절 두산과 SK는 2차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다).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 같다. 이런 대결에 많은 팬이 관심을 가져 주시면 자연스럽게 2군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겠나. 의미 있는 일이다. 승패를 떠나 정말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이숭용(전 넥센)=우리 선수들이 꼭 본받았으면 하는 롤모델이다. 꼭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성공하는 게 아니다. 묵묵히 팀에 필요한 일을 하는 선수가 정말 좋은 선수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비결도 그거였다. 당시 자기를 희생하려는 선수가 많았다. 홈런 타자 9명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가 많은 팀이 강팀이다.
▽한국시리즈 우승=8년간 두산에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단 하나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마지막 목표는 내가 소속된 팀에서 우승을 이뤄보는 것이다. 하지만 큰 꿈은 마음속 한편에 품고 있어야 되는 것 아니겠나. 내년에는 1군에 참가해 많이 배우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