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 17세 소년이 아마추어 초청 선수로 출전했다. 당시 그는 2라운드를 마친 뒤 예선 탈락했지만 자신의 우상으로 당대 최고의 골퍼였던 타이거 우즈(37·미국)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우즈의 플레이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보려고 미디어 텐트에서 사진기자의 카메라를 슬쩍해 통제 로프 안쪽까지 들어갔었다.”
6년이 흘러 그 소년은 우즈와 당당히 맞대결을 펼쳤다. 차세대 골프 영웅으로 꼽히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였다.
2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GC(파72)에서 개막한 유럽투어 아부다비 HSBC챔피언십 1라운드. 신구 골프 황제로 불리는 매킬로이와 우즈, 여기에 세계 랭킹 1위로 지난해 유럽과 미국 투어 상금왕을 휩쓴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까지 같은 조로 편성돼 비상한 관심이 몰렸다.
우즈와 공식 대회에서 처음 동반자가 된 매킬로이는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로베르트 칼손(스웨덴)과 공동 선두를 이뤘다.
10번 홀에서 출발해 11∼13번 홀에서 3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린 매킬로이가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면 우즈는 안정된 경기 운영으로 보기 없이 버디만 2개를 낚아 공동 9위(2언더파 70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매킬로이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301.5야드를 기록했고 우즈는 300야드였다. 매킬로이의 티샷은 8차례나 페어웨이를 놓친 반면에 25개의 퍼트 수로 타수를 줄였다. 우즈는 날카로운 아이언샷으로 첫 홀이던 10번 홀을 제외한 모든 홀에서 레귤러온을 했으나 35개까지 치솟은 퍼트 수에 발목이 잡혔다. 우즈는 “그린이 우둘투둘해 라인을 읽는 데 애를 먹었다. 샷 감각은 지난해 말처럼 흠잡을 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장타자의 틈바구니에 낀 대표적인 단타자 도널드는 드라이버 비거리가 270야드에 머물렀지만 정교한 쇼트 게임 능력으로 버텼다. 레귤러온에 실패한 5개 홀 가운데 4개 홀을 파(또는 버디)로 막았다. 도널드는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최경주(SK텔레콤) 등과 공동 20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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