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빼고 꿈찌운 이대호 “오릭스-롯데 올해 우승해 아시아시리즈서 붙었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30일 03시 00분


“올해 한국에서 그라운드를 누빌 날을 기대하고 있어요.”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맨으로 새 출발하는 이대호(30)가 29일 김해공항을 통해 일본 오사카로 출국하면서 한 말이다. 이대호는 오릭스와 2년 계약을 해 최소한 2년 동안은 일본에서 뛰어야 한다. 그런데 올해 다시 한국 무대에 서고 싶다는 건 무슨 뜻일까.

이대호는 “거액을 받고 오릭스에 입단한 만큼 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런데 고향인 부산 팬과 못 지킨 약속이 하나 있다. 롯데를 우승시키고 해외에 진출하겠다고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게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다. 이제는 팬의 한 사람으로 롯데의 우승을 기원하겠다”고 했다.

한국, 일본, 대만, 호주 리그의 우승팀이 참가하는 아시아시리즈는 올해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대호의 바람대로 롯데와 오릭스가 한일 양국 챔피언에 오르면 이대호는 오릭스 유니폼을 입고 롯데와 맞붙는다. 그는 “정말 재미있는 광경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대호는 오사카 숙소에 이삿짐을 맡기고 2월 1일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오키나와 현 미야코지마로 이동한다. 그는 “준비는 모두 끝났다. 몸 상태도 어느 때보다 좋다.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지만 팬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지난해 말 오릭스행이 확정된 후 이대호는 그 어느 때보다 착실히 준비했다. 11일부터 25일까지 롯데의 사이판 전지훈련에 동행했다. 롯데 관계자는 “수년간 이대호를 봐 왔지만 올해처럼 죽기 살기로 훈련하는 모습은 처음이다. ‘일본에서 꼭 성공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이대호의 고질적인 부상 부위였던 오른 발목이 완쾌된 것이다. 그의 오른 발목에는 뼛조각이 하나 돌아다닌다. 살이 찌거나 무리를 하면 항상 문제가 됐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는 발목이 아파 러닝을 거의 하지 못했다. 그런데 140kg에 육박하던 몸무게를 120kg대 초반까지 감량하면서 통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대호는 “2009년 아내(신혜정 씨)와 결혼하면서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게 됐다. 얼마 전 첫딸 효린이를 얻고 나서는 책임감이 더욱 강해졌다. 나를 위해서도, 가족을 위해서도, 팬들을 위해서도 꼭 성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함께 오릭스에 입단한 투수 백차승(32)도 같은 비행기 편으로 일본으로 떠났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