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에이스 제1조건은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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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일 07시 00분


“내가 등판하면 무조건 이긴다
야수에 확신 심어야 경기 지배”

김선우. 스포츠동아DB
김선우. 스포츠동아DB
“이닝이터, 방어율, 승리 모두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팀에 믿음을 줘야한다.”

두산 김선우(35·사진)가 생각하는 에이스의 조건은 ‘믿음’이다. 그는 2010년부터 투구스타일에 변화를 주면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지난해 16승7패, 방어율 3.13으로 2008년 입단 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스스로는 늘 “우리팀 에이스는 내가 아닌 니퍼트”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이제 명실상부한 두산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단순히 성적에 의거한 수식어가 아니다. 지난 시즌‘성적이 추락하고 팀 분위기가 최악일 때도 김선우의 등판일에는 야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있었다. 마운드 위의 투수가 야수들에게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도 “내가 주로 맞혀잡는 피칭을 하다보니 수비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며 “야수들에게 완벽하게 의존해 경기를 했기 때문에 이겨야 한다는 동기부여도 확실했다. 무엇보다 ‘내가 마운드에 오르면 이긴다’는 안정감을 주기 위해 열심히 던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삼성 오승환(30)도 수술과 재활 후 지난해 복귀하면서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이 “우리 팀과 상대팀에 ‘내가 마운드에 오르면 경기가 끝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KIA 선동열 감독이 현역시절 불펜에서 몸만 풀어도 상대가 긴장했다는 일화와 연장선상에 있는 얘기. 김선우 역시 “에이스의 조건으로는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 긴 이닝을 소화하고, 승수를 쌓고, 연패를 끊는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게 ‘믿음’인 것 같다”며 “올해 내 목표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팀에 ‘등판하면 이긴다’는 공식을 만들고 그런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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