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모두 유리… 농구도 왼손잡이 ‘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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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김승현 전태풍 허일영 이관희… “오른손 선수 막기도 뚫기도 편해”오른손 센터와의 궁합도 그만… 대부분 양손 다 잘 쓰는 장점도

“골밑을 지키고 있는 오른손잡이 센터에게 공을 투입하는데 왼손 패스가 유리하다.” 전태풍(KCC) (왼쪽), “왼손잡이 슈터가 드물기 때문에 수비수들이 막는 데 생소하게 느끼는것 같다.” 허일영(오리온스) (가운데), “오른손잡이의 공을 가로채기하는 데 왼손잡이가 유리하다.” 이관희(삼성) (오른쪽)
“골밑을 지키고 있는 오른손잡이 센터에게 공을 투입하는데 왼손 패스가 유리하다.” 전태풍(KCC) (왼쪽), “왼손잡이 슈터가 드물기 때문에 수비수들이 막는 데 생소하게 느끼는것 같다.” 허일영(오리온스) (가운데), “오른손잡이의 공을 가로채기하는 데 왼손잡이가 유리하다.” 이관희(삼성) (오른쪽)
“수비수들은 왼손잡이가 왼쪽으로 돌파할 거라고 예상하는데 이를 역이용해 오른쪽으로 드리블하며 돌파한다.” 김승현(삼성)
“수비수들은 왼손잡이가 왼쪽으로 돌파할 거라고 예상하는데 이를 역이용해 오른쪽으로 드리블하며 돌파한다.” 김승현(삼성)
스포츠 세계에서 왼손을 잘 쓰면 귀한 대접을 받는다. 야구에서는 ‘왼손 강속구 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속설이 있다. 골프 테니스 배드민턴 펜싱 격투기 등에서도 왼손잡이는 희소성과 스타성이 두드러진다.

농구도 그렇다. 특히 올 시즌 프로농구에는 왼손잡이 바람이 거세다. 왼손 가드 김승현(삼성)이 임의탈퇴 신분에서 복귀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왼손 테크니션 애런 헤인즈(LG)는 2년 연속 득점왕을 노린다. 2009년 군 전역 후 부진에 빠졌던 김동우(모비스)도 제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신인 이관희(삼성)는 전문 수비수로 주목받고 있다. 시즌 초반 활약하다 부상으로 주춤했던 허일영(오리온스)은 최근 컨디션을 되찾고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 왼손 수비수 각광


왼손잡이는 특히 수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오른쪽 돌파를 선호하는 오른손잡이를 막는 데 왼손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31일 현재 프로농구 10개 구단의 1군 등록 선수 중 오른손잡이는 88.4%(106명)에 이른다. 수비 전문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이관희는 “오른손잡이가 돌파할 때 왼손을 사용해 가로채기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공격에서도 왼손잡이는 프리미엄을 누린다. 허일영은 “왼손 슈터가 드물기 때문에 수비자들이 내 슈팅 폼을 생소해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오른손으로 착각해 놓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왼손 가드-오른손 센터 조합 위력적

김승현-아이라 클라크(이상 삼성), 전태풍-하승진(이상 KCC) 등 왼손 가드와 오른손 센터의 조합은 전술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국내 센터들은 대부분이 오른손잡이다. 골대를 등진 상태에서 오른손을 뻗은 채 공 투입을 기다린다. 왼손 가드가 포스트로 패스하기에 더 유리한 이유다. 전태풍은 “하승진은 오른손 훅 슛을 좋아한다. 하승진의 오른손에 곧바로 패스하기에는 나 같은 왼손잡이가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안준호 한국농구연맹 경기 이사는 “오른손잡이가 대부분인 팀에 왼손 가드가 가세하면 전술 운영의 폭이 넓어진다. 코트를 넓게 쓸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양손에 능한 왼손잡이들

왼손잡이 농구 선수들은 대부분 양손에 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어려서부터 오른손을 쓰라는 주문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LG 문태영은 오른손잡이지만 코트에선 양손을 다 잘 쓴다. ‘수비의 달인’으로 불리는 이현호(전자랜드)는 “왼손잡이지만 오른손도 잘 쓰는 전태풍은 미꾸라지처럼 코트를 휘젓는다. 가장 막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김승현은 “수비자는 왼손잡이가 주로 왼쪽으로 드리블할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이를 역이용해 오른쪽으로 돌파하면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안상연 인턴기자 고려대 미디어학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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