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제모습찾기’가 재검토되면서 서울 장충동 리틀야구장의 이전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이던 ‘남산 제모습찾기’는 남산 자락에 위치한 국궁장, 테니스장, 리틀야구장을 이전하고 남산의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명목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사업을 재검토하면서 국궁장과 테니스장을 현 위치에 그대로 남기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렇게 되자 리틀야구장을 이전할 명분이 사라졌다. 체육시설 중 남산 자락 가장 밑에 있고,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 근접해 있는 리틀야구장만 옮겨서는 생태계를 복원할 수 없다.
리틀야구연맹 김상배 사무국장은 1일 “서울시로부터 별도로 통보받은 바 없다. 시의 의도를 파악 중”이라며 “‘남산 제모습찾기’가 백지화됐다면 우리만 철거할 필요가 없는 게 아니냐. 없애지 않는 방향으로 시 관계자와 협의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한영관 리틀야구연맹 회장과 손 잡고 장충동 리틀야구장을 대대적으로 개보수한 이광환 베이스볼아카데미 원장은 “리틀야구팀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야구 발전의 산실을 없애서는 안 된다. 1969년 어린이날 유소년 야구를 위해 기념 조성된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서울시 공원녹지정책과 권상준 주무관은 “고덕동 대체부지가 고덕강일 보금자리 부지로 편입되면서 SH공사로 넘어갔다. 계획대로 추진되더라도 2014∼2015년경에야 대체구장이 완공될 텐데 장충동 리틀야구장 철거 여부는 그 때 가서 결정할 문제다. ‘남산 제모습찾기’가 전반적으로 재검토되는 상황에서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2011년 8개 대회, 351경기를 치른 ‘한국 리틀야구의 메카’가 어찌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우리 유소년 야구의 현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