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동주(36·사진)가 ‘나’를 버렸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전지훈련에 한창인 그는 “개인목표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팀 최고참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배들도 잘 챙기고 나 혼자만을 생각하지는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동주는 입단 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던 ‘본투비(born to be) 스타’다. 프로 데뷔후 곧바로 4번을 꿰찼고 오랫동안 중심타자로 살아왔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 남모를 노력이 만든 결과였지만, 그 사이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렀다. 어느새 연차(14년차)가 쌓였고 나이도 서른일곱이 됐다. 지난해 3년간 프리에인전트(FA)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팀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고참의 책임감도 많이 느끼고 있다. 전지훈련지에서도 달라진 모습이다. 후배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릴 뿐 아니라 훈련에도 앞장 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올시즌 목표도 “내가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해 우리 팀이 우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승의 생생한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고 후배들에게도 전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김동주는 두산에서 이혜천과 함께 우승(2001년) 경험이 있는 유일한 멤버. 그는 “당시 팀워크가 상당히 좋았다. 선수 모두가 한 마음이 됐고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고 열심히 하려 했다”고 회상하고는 “캠프 분위기가 정말 좋다. (김진욱)감독님이 분위기를 긍정적이고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신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다시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모두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