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투수 연봉킹은 오승환… 타자는 이대호가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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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8개구단 선수, LG ‘신연봉제’ 적용해보니

LG의 ‘신연봉제’는 냉혹한 제도다. 중요한 건 오직 성적이다. 신연봉제하에서는 최저 연봉(2400만 원)을 받던 선수가 억대 연봉자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5억 원을 받던 선수가 5000만 원짜리 선수로 추락하기도 한다.

삼성 오승환 동아일보DB
삼성 오승환 동아일보DB
신연봉제의 핵심은 바로 ‘윈 셰어(Win Share)’다. 윈 셰어는 특정 선수가 팀이 거둔 승리 가운데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객관화한 수치다. 타자의 경우 타율 타점 등 기본 성적과 주자 상황에 따른 팀 배팅, 수비 능력 등 120여 개 항목을 대입한다. 팀 승리 수에 3을 곱해 이를 전체 파이로 설정하고 이를 선수들끼리 나눠 갖는다. 팀 성적이 좋을수록 유리하다.

LG의 신연봉제는 윈 셰어 50%에 기존의 구단 고과 50%를 합쳐 연봉을 산정한다. 지난해 8개 구단 선수들을 상대로 윈 셰어로만 순위를 매겨봤다.

○ 윤석민 제친 오승환

지난해 투수 최고 라이벌은 KIA 윤석민과 삼성 오승환이었다. 윤석민은 선발 투수로 선동열 KIA 감독 이후 20년 만에 투수 부문 4관왕(다승, 탈삼진, 평균자책, 승률)에 올랐다. 오승환은 한 시즌 아시아 기록 타이인 47세이브를 거뒀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각종 시상식의 승자는 모두 윤석민이었다.

공교롭게 올해 두 선수의 연봉은 3억8000만 원으로 같다. 하지만 윈 셰어로 따져본 투수 연봉 킹은 오승환이었다. 오승환은 개인 성적도 뛰어나지만 삼성의 팀 성적이 KIA에 비해 좋았던 게 플러스 요인이 됐다. 지난해 79승을 거둔 삼성의 기본 파이는 3을 곱한 237이다. 반면 70승에 그친 KIA의 연봉 파이는 210이다. 만약 KIA가 삼성만큼의 승수를 올렸다면 연봉 킹은 윤석민에게 돌아갔을 가능성이 높다.

○ 기대에 못 미친 이대호

타자 연봉킹은 홈런과 타점 1위에 오른 삼성 최형우였다. 개인 성적과 팀 성적이 좋았던 덕분이다. 예컨대 특A급 선수의 연봉을 5억 원이라고 가정할 때 5억 원 이상을 받을 수 있는 선수는 윤석민과 오승환 최형우 3명뿐이다.

그렇다면 타자 2등은 누구일까. 지난해 최형우와 각종 타이틀을 다퉜던 이대호(롯데·현 오릭스)를 꼽을 수 있다. 그는 타율 0.357에 27홈런 113타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타율과 최다안타, 출루율 등 3개 부문 타이틀도 땄다.

하지만 이대호는 최정(SK)에 밀려 3위에 머물렀다. 윈 셰어는 타격뿐 아니라 수비력도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최정은 타율 0.310과 20홈런, 75타점에 머물렀지만 팀 배팅과 수비력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대호는 병살타 부문에서도 1위(22개)에 올라 마이너스 점수를 받았다.

○ 숨은 진주들 대거 상위권에

타자 부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삼성 김상수다. 지난해 고졸 3년차였던 김상수의 성적은 타율 0.278, 홈런 2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핫코너인 유격수를 맡아 팀 승리에 공헌한 수비력을 인정받아 6위에 올랐다. 도루 29개를 기록한 빠른 발도 플러스 요인.

선발 투수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지는 불펜 투수들도 대거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 박정진과 SK 정우람이 쟁쟁한 선발 투수들을 물리치고 각각 6, 7위에 랭크됐다. 롯데 마무리 김사율도 10위에 올랐다. 오승환을 포함하면 투수 연봉 10걸 중 4명이 불펜 투수였다. 현대 야구에서 불펜의 중요성을 보여준 대목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야구#오승환#이대호#타자#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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