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SK 루브리컨츠 여자 핸드볼팀의 창단식이 열린 서울 방이동 SK핸드볼 보조경기장. 김운학 감독은 연신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불과 40일 전만해도 소속팀의 해체문제로 동분서주했던 그는 “이제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용인시청의 해체로 갈 곳을 잃었던 선수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주장 김정심은 “한 때 ‘이런 여건 속에서도 28개월 된 딸과 떨어져 운동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눈물도 흘렸다. 하지만 이제는 딸이 ‘엄마 어디가?’라고 물어도 자신 있게 ‘엄마 핸드볼 하러 가’라고 답한다”며 딸 이지연 양을 끌어안았다. 2010년 말 용인시청의 해체 방침이 알려진 뒤 팀을 떠났다가 2011코리아리그에서 ‘무보수 선수’로 활약한 이선미는 “운동을 그만두고 보니, 그래도 핸드볼이 좋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많은 관심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SK 루브리컨츠 여자핸드볼팀은 김정심, 권근혜, 남연지 등 기존 선수 외에 1월 공개선발을 통해 뽑힌 이선미, 박지연 등 5명이 합류해 모두 13명으로 구성됐다. 초대사령탑은 김운학 전 용인시청 감독이 맡는다. SK 루브리컨츠의 창단 이후 첫 출전대회는 14일부터 개막하는 2012SK핸드볼코리아리그다.
창단을 주도한 대한핸드볼협회 최태원(SK그룹 회장) 회장은 “SK루브리컨츠는 예전에 아무리 잘해도 안 된다고 하던 회사다. 하지만 시장을 해외로 넓히면서 지금은 돈도 많이 벌고 세계를 향해 뛰는 기업이 됐다”면서 “해체 위기를 딛고 이 자리에 나온 선수 여러분도 이 회사처럼 세계를 누비며 또 다른 ‘우생순’의 주인공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