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경기하던 동료들이 연루됐으니 선수들이 아무래도 동요할 겁니다. 그래도 죽을힘을 다해 뛰어야죠. 그게 배구를 살릴 유일한 길이니까요.”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과 현대캐피탈 하종화 감독은 같은 얘기를 했다. 현재까지는 프로배구 승부 조작 사건의 파장이 어디까지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배구 팬을 위해 ‘쇼는 계속돼야 한다’는 것을 감독과 선수들은 잘 알고 있었다.
‘전통의 라이벌’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가 맞붙은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 매표소는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팬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최종 집계 6485명으로 이번 시즌 V리그 최다 관중. 1000명 가까운 인원이 입장하지 못하고 돌아갈 정도로 승부 조작 사건과 관계없이 라이벌전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
홈팬들의 성원은 뜨거웠지만 현대캐피탈은 이번에도 삼성화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삼성화재가 5연승을 달리던 현대캐피탈을 3-1(21-25, 34-32, 25-21, 25-23)로 꺾고 선두를 굳게 지켰다. 현대캐피탈은 수니아스(34득점)와 문성민(21득점)을 앞세워 첫 세트를 가져왔지만 2세트 중반 이후 서브가 흔들린 데다 결정적인 순간 범실이 나온 게 발목을 잡았다.
삼성화재는 최근 2경기에서 30%대의 저조한 공격 성공률로 각각 4득점, 8득점에 그쳤던 박철우가 살아난 게 큰 소득이었다. 이날 63.2%의 높은 성공률로 16점을 올린 박철우는 “얼마 전까지 팀의 ‘구멍’이었는데 오늘은 아니어서 다행이다. 출전 못할 줄 알았는데 감독님이 믿어 주셨다. 남은 경기에서도 이 페이스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가빈은 양 팀 최다인 41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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