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무관의 불혹, 시험대에 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3일 03시 00분


위창수, 페블비치 3R 3타차 1위
우즈 맹추격 속 평정심과의 싸움

위창수(테일러메이드)는 지난달 만 40세 생일을 맞았다. 불혹의 나이가 된 그는 생애 첫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우승을 눈앞에 두고 흔들림 없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진정한 시험대가 그의 앞에 기다리고 있다.

위창수는 12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페블비치의 스파이글래스힐코스(파72)에서 열린 PGA투어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대회 3라운드에서 중간 합계 15언더파로 사흘 연속 선두를 달렸다. 위창수는 1∼3라운드를 치르는 3개 골프장 중 이날 가장 난도가 높은 코스에 나섰지만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해 2위 켄 듀크(미국)를 3타 차로 앞섰다.

2005년 PGA투어 데뷔 후 162차례 대회에서 무관에 그치며 준우승만 4차례 한 위창수는 “마지막 날의 악령에서 벗어나 나와의 싸움부터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랭킹 175위인 위창수의 뒤에는 통산 110승을 합작한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이상 미국)이 호시탐탐 역전 우승을 넘보고 있다.

특히 2009년 통산 71승을 거둔 뒤 2년 넘게 우승이 없는 우즈는 페블비치골프링크스(파72)에서 5타를 줄이며 위창수를 4타 차로 압박했다. 우즈는 6타 차 공동 4위인 미켈슨과 챔피언 조 바로 앞에서 최종일 맞대결을 펼친다.

위창수는 자신보다 4세 어린 우즈와의 어릴 적 추억을 공개했다. 캘리포니아 주 롱비치의 엘도라도CC에서 동반 라운드를 했을 때였다. 당시 위창수는 13세였고 우즈는 9세였다. 250야드 정도 되는 긴 파3인 9번홀에서 우즈가 70야드를 남기고 한 두 번째 샷이 거의 홀컵에 들어갈 뻔했다. 그런데도 우즈는 화가 단단히 났다. 위창수가 “잘 쳤는데 왜 그래?”라고 묻자 우즈는 “꼭 집어넣으려고 했다”고 대답했다. 위창수는 “우즈의 강한 승부근성에 큰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즈는 “(그 일은) 잊어버렸다. 내 기억엔 아마 두 번째 샷을 넣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안팎에서 심한 견제를 받을 위창수는 과연 고대하던 트로피에 입을 맞출 수 있을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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