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골프 대디? 이젠 형-누나가 더 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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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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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퍼 노승열(왼쪽)이 17일 미국 샌디에이고의 한 골프장에서 누나 노승은 씨와 다정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골퍼 노승열(왼쪽)이 17일 미국 샌디에이고의 한 골프장에서 누나 노승은 씨와 다정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노던 트러스트오픈 1라운드가 열린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CC. 연습 그린에 쌍둥이로 착각할 만큼 닮은 두 명이 서 있었다. 지난해 PGA투어에 진출해 2년 차를 맞은 강성훈(25)과 형 성도 씨(32)였다. 강성도 씨는 동생의 운전사, 캐디, 심리상담사 등 1인 다역을 소화하고 있다. 강성훈은 “누구보다 든든하고 의지가 된다”며 고마워했다.

축구 선수 출신으로 방송 진행자를 꿈꾸던 강성도 씨는 동생을 위해 미래를 포기하고 2년째 동고동락하고 있다. 강 씨는 “5시간 운전은 기본이다. 캐디 하다 서로 감정 상할 때가 있어 요즘은 안 하는데 다음 주 멕시코 대회에선 전담 캐디 집안에 사정이 생겨 다시 가방을 멘다. 이번 주엔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며 웃었다.

지난주 유럽투어에 출전한 뒤 이번 대회에 불참하고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는 거물 신인 노승열(21)의 곁에는 누나 승은 씨(23)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지난해 동생 뒷바라지를 하던 아버지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누나가 소매를 걷어붙였다. 식사 해결, 항공 및 숙박 예약에 동생이 좋아하는 국내 가요 녹음과 말동무까지, 일도 많다. 대학 졸업 후 동생 매니저로 변신한 노 씨는 “승열이 일정이 빡빡해 코피를 자주 쏟아 걱정이다. 퍼트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데 초반에 성적을 내두면 편하게 투어 생활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프로골퍼들의 미국 진출 초창기에는 골프 대디들의 동행이 대세였다. 강성훈과 노승열에게는 형과 누나의 희생과 헌신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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