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풀 스윙이 그리워… 나 다시 돌아갈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2일 03시 00분


이승엽, 부드럽고 강한 스윙 맹연습… 일본 야구 8년간 짧은 스윙 몸에 배

이대호, 삼성전 2루타 2개 펄펄

“행님, 출전도 안 하면서 유니폼은 왜 입고 있습니꺼.”(오릭스 이대호·30)

“얼른 가서 방망이나 쳐라. 여기서 노닥거리다 걸리면 감독님 화내신다.”(삼성 이승엽·36)

삼성과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의 연습경기가 열린 21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의 아카마 구장. 오릭스 전현직 선후배 이승엽과 이대호의 만남은 화기애애했다. 타격 연습하러 그라운드에 들어선 이대호가 한걸음에 이승엽에게 달려가 반가운 해후가 이뤄졌다.

지난해까지 오릭스에서 뛰었던 이승엽을 알아본 다른 젊은 선수들도 하나둘 다가오더니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했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이승엽은 성적을 떠나 팀 내 젊은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였다”고 한 말이 떠올랐다.

이대호가 훈련을 하러 간 뒤 기자는 이승엽과 나란히 앉아 모처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눴다. “이대호의 성공적인 적응을 위해 조언을 좀 해줬느냐”고 묻자 “알아서 잘하고 있지 않나. 내 앞가림 하기도 바쁘다. 내가 오히려 대호한테 한국 프로야구에 대해 조언을 들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승엽은 26일 한화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9년 만에 한국 야구 복귀전을 치른다. 실전 투입이 늦어진 건 예전의 좋았던 스윙을 되찾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일본 야구에서 8년간 뛰면서 짧게 치는 콤팩트 스윙이 몸에 배었다. 한국에서 한창 좋을 때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풀 스윙을 했었다. 빠르면서도 강한 스윙을 되찾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 복귀를 앞두고는 기대와 부담이 교차하는 듯했다. 그는 “내가 없던 지난해 우승을 했는데 내가 있어서 우승을 못하면 안 되지 않겠나. 중심 타자라면 30홈런에 100타점 정도는 해야 한다. 풀타임을 주전으로 뛰며 내 몫을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에도 의욕을 보였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WBC는 개인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름값만으로 국제대회에 나갔다. 소속팀(요미우리)에도 무척 미안했다. 그런데 내년은 다르다. 올해 삼성에서 성적이 좋아야만 대표에 뽑힐 수 있다.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이대호는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서 두 번 모두 2루타를 쳤고 두 번 모두 홈을 밟았다. 1회와 4회 각각 정인욱을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렸다. 오키나와 본섬에서 치른 4차례 연습경기 성적은 9타석 6타수 4안타(0.667) 3볼넷 3득점이다. 이대호는 경기 후 “홈런이나 안타는 정규시즌 들어가서 쳐야 한다. 지금은 사실 안타 치는 것도 아깝다. 그냥 삼진 먹고 들어오면 창피하니까 안타를 친 거다. 투수들의 공을 많이 본 것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대호는 22일 고치로 이동해 3차 전지훈련에 들어간다. 경기에선 삼성이 7-3으로 이겼다.

온나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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