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6 정재공 사장(55)은 ‘반쯤 체육인’이라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그럴 만도 하다. 1985년 기아자동차에 입사한 뒤 이듬해 기아농구단(현 모비스)이 창단되면서 프런트 인생을 시작했다. 2001년에는 프로야구 해태를 인수한 KIA의 초대 단장을 맡았다. 2007시즌을 마치고 물러날 때까지 20년 넘게 스포츠와 함께했다.
그런 그가 사업가로 변신했다. 사이클을 만드는 일이다.
정 사장은 2008년 9월 사이클에 눈을 돌렸다. 기아 사이클팀 창단과 운영에도 관여했기에 사이클은 이미 친숙한 대상이었다. 그가 주목한 것은 당시까지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던 ‘다기능 사이클’. 사람이 발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동작으로 자전거를 달리게 해보자는 것이었다.
아이디어는 명확했지만 제품 개발은 쉽지 않았다. 됐다 싶으면 결함이 나왔다. 공학박사 등 연구진과 사이클 전문가들의 협조를 얻어 문제점을 고쳐 나갔다. 지난해 3월에는 아예 회사를 차렸다. JK6의 JK는 ‘JOY KOREA’의 약자이며 6은 이 회사가 개발한 페달동작 여섯 가지를 의미한다. 즉, 여섯 가지 기능의 자전거로 한국의 자전거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정 사장이 상용화에 성공한 특수 기어 ‘유니셋’은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세계 16개국에서 특허를 받았거나 출원을 냈다.
유니셋을 장착한 사이클은 한 발로만 걷듯이 페달을 밟을 수 있고, 역시 한 발로만 360도 회전하며 전진할 수도 있다. 두 발 동시 360도 회전도 가능하다. 이 동작을 체험해 보니 3분도 안 돼 땀이 쏟아지며 복부 근육이 뻐근해졌다. 정 사장은 “일반 자전거보다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된다. 다양한 동작이 가능해 지루하지 않다. 동작이 제한된 수술 후 환자들의 재활 치료에도 좋다”고 말했다.
단장 시절 마당발 인맥을 자랑했던 그는 마케팅을 위해 내로라하는 스포츠 스타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프로야구 KIA 선동열 감독, 프로농구 KCC 허재, 동부 강동희 감독 등이 흔쾌히 홍보대사로 나섰다. 한국 사이클의 양대 산맥 조호성(서울시청)과 장선재(대한지적공사)도 힘을 보탰다.
이미 중국 기업 2곳으로부터 로열티 제안을 받은 ‘사업가 정재공’이 내놓은 제품들은 24∼2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 바이크쇼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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