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떠난 유럽 축구 연수도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프랑스와 스위스를 오가며 부지런히 현지 축구를 체크했다. 이런 좋은 기회가 또 찾아올까 싶어 그라운드 내의 모든 상황을 하나하나 복기하다보면 시간은 훌쩍 흘러 어느새 새벽이 되곤 한다.
현장에서 본 유럽 축구는 기술 파트와 피지컬 파트로 나뉜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살펴보면 훨씬 흥미로웠다. 패스를 통한 기술과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테크닉은 흥미진진하다. 체력의 경우 러닝을 할 때 활용되는 심폐 지구력이 중시되는 걸 볼 수 있었다. 파워도 강조되는데, 이러한 부분을 K리그에 접목시키면 어떨까란 생각도 든다.
(정)조국이도, (박)주호도 한 경기를 끝내고나면 온 몸에 알이 잔뜩 박히는 바람에 여간 애를 먹는 게 아니라고 했다. 물론 선수들마다 지닌 신체 조건과 몸싸움 능력이 다르긴 하지만 분명한 점은 이들이 점차 자신감을 얻고, 두려움을 극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참에 프랑스와 스위스 축구를 비교해 보자.
먼저 프랑스 축구는 심한 몸싸움과 빠른 템포가 인상적이었다. 흑인 선수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데, 유연한 몸놀림에도 불구하고 파워가 넘쳤다. 스위스 리그는 유럽 내에서 그리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FC바젤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상당히 조직적이고 영건 위주로 짜임새가 높다. 스위스 클럽들은 대개 ‘선수 육성’에 초점을 두지만 생존을 위한 당연한 선택이다.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야 할까.
열기도 굉장하다. 취리히에서 한 시간 떨어진 소도시이지만 3만5000석은 항상 가득 들어찬다. 이런 곳에서 “팍(Park)”을 외치는 함성을 듣고 있노라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주호에 비해 북한 국적의 박광룡은 깊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하고 있다. 스위스대표팀 출신의 공격수 프라이가 터줏대감으로 버티고 있어 리저브 스쿼드에서도 자주 제외되곤 한단다. 다행히 조국이도 차츰 출전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조국이를 가르쳤던 입장에서 최소 45분 정도는 보장받았으면 하는데, 그래도 적응 과정에 있다고 생각하면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성실함과 자기관리, 불평불만 없이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생활태도를 보면 둘은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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