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개월 동안의 정규시즌을 마친 프로농구가 7일 4위 KCC와 5위 모비스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시작으로 포스트시즌에 들어간다. 팀당 54경기를 치른 이번 정규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화제를 쏟아내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정규시즌을 키워드로 돌아봤다. 》 ○ 동부 천하: 이번 시즌 가장 돋보인 팀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강동희 감독의 동부다. ‘산성(山城)’에 비유된 동부의 강력한 수비는 시즌 내내 위력을 과시했다. 만년 하위의 설움을 떨치고 돌풍의 팀으로 거듭난 인삼공사는 1월 11일 동부와의 맞대결에서 역대 한 경기 최소 득점(41점)의 수모를 겪기도 했다. 동부는 역대 최다 연승(16연승), 역대 최다승(44승), 최고 승률(0.815), 최소 평균 실점(67.9점) 등을 기록해 프로농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그러나 동부는 수비만 강했던 것이 아니다. 동부의 팀 3점슛 성공률은 36.4%로 10개 팀 가운데 최고다. 결국 동부의 짠물 수비는 강 감독의 조직적인 공격 전술과 윤호영, 박지현과 같은 정교한 슈터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슈퍼 루키: 이번 시즌에는 황금세대로 불리는 슈퍼 루키들이 넘쳐나 더욱 흥이 났다. 신인 삼총사로 꼽힌 오세근(인삼공사), 최진수(오리온스), 김선형(SK)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라이벌 의식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맞대결을 벌일 때면 불꽃이 튀었다. 경기당 평균 15득점, 8.1리바운드를 기록해 소속 팀을 정규시즌 2위로 이끈 오세근이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오세근뿐 아니라 나머지 두 명도 한국 프로농구를 이끌어 갈 재목으로 인정받았다.
○ 혼혈 선수: 전태풍(KCC), 이승준(삼성), 문태영(LG)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팀을 옮겨야 한다. ‘혼혈 귀화선수는 한 팀에서 3시즌까지만 뛸 수 있다’는 규정 때문이다. 앞으로 이들이 어디에 둥지를 틀 것인지는 시즌 도중부터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정작 세 명의 선수는 한결같이 “그냥 남아있게 해달라”며 잔류 의사를 밝혔다. 정든 팀과 종전 홈 팬들의 곁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 리그 진출설이 나오고 있는 이승준을 비롯해 이들이 다음 시즌 어떤 팀의 옷을 입고 뛰게 될 것인가도 지켜볼 일이다.
○ 구름 관중: 흥행 요소가 많았던 시즌이었던 만큼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가장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2월 14일 역대 최단 경기(234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넘어선 프로농구의 정규 시즌 입장 관중은 119만518명이었다. 이는 종전 기록인 2008∼2009시즌의 108만4026명을 넘어서는 것이다. 120만 관중 시대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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