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이택근 송신영 등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3명을 잃었다. 여기에 박현준과 김성현, 마운드의 젊은 피 2명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외부수혈은 없고 내부누수만 있는 상황. 구단 밖 시선은 ‘올해도 LG는 힘들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그러나 신임 사령탑 김기태 감독(사진)의 생각은 달랐다. 김 감독은 12일 구리 2군구장에서 스프링캠프 종료 후 첫 국내훈련을 치르기에 앞서 “신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시련만 준다”는 말로 현재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이후 겉으론 엘리트 코스만을 걸어온 것처럼 보이지만, 프로에 와서 회사가 부도가 나고 월급도 못 받는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했다”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 산에 오르고, 새 다리를 만들어 강을 건넌다는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어려운 환경임을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그는 자신의 ‘믿는 구석’이 선수들임도 강조했다. “55박56일이란 긴 스프링캠프 동안 나보다 먼저 팀을 생각하는 선수들 덕분에 힘을 냈다”며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만족한다”고도 말했다.
김 감독은 “남들이 우리를 불쌍하게 본다는 것, 그것 때문에 더 힘들다”며 웃음으로 받아넘긴 뒤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고, 감독 때문에 지는 게임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호흡을 길게 하면서 상대방이 두려워할 수 있는 팀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가 온 뒤 땅이 굳는다’고 했다. 위기를 딛고 일어나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김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