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CC 추승균(38)은 1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KCC 본사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농구 인생을 돌아봤을 때 몇 점짜리 선수인 것 같나’라는 질문에 “93점”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이루지 못한 한 가지가 있기 때문에 100점 만점에서 7점을 뺐다”고 했다. 그가 말한 이루지 못한 한 가지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1997년 KCC의 전신인 현대에서 프로 데뷔를 해 15시즌을 뛴 그는 정규시즌 MVP를 빼고 웬만한 건 다 이뤘다. 그는 국내 프로농구에서 가장 많은 5차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다. 정규시즌 우승도 3번을 했다. 챔프전 MVP와 베스트 5, 우수 수비상을 한 번씩 받았고 올스타에는 13번이나 뽑혔다. 추승균은 “주장으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MVP를 동시에 거머쥔 2008∼2009시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라는 별명답게 플레이오프 최다 출장(109경기)과 최다 득점(1435점) 기록도 그가 갖고 있다. 1만19점을 기록한 정규시즌 통산 득점은 전자랜드 서장훈(1만2808점)에 이어 역대 2위다.
그는 또 ‘소리 없이 강한 남자’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복 없는 경기력으로 제몫을 다했기 때문이다. 추승균은 “처음에는 나도 화려한 농구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팀 사정상 궂은 역할을 맡게 되면서 그런 별명이 붙었는데 별명 때문에 사생활에서도 성실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추승균은 군 입대한 강병현을 후계자로 지목하며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추승균은 “이미 많은 것을 이뤘고 앞으로도 이룰 것이 많은 선수다. 나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 팀이 4강에 올라가지 못해서 아쉽지만 지난 시즌 우승을 했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은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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