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미로’서 헤매다… 모비스 50득점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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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2일 03시 00분


플레이오프 역대 최소득점
동부, 챔프전 진출 1승 남아

“1, 2차전에서 김동우 박종천 등 고참 포워드들이 부진했다. 외곽이 터져야 승산이 있다.”(모비스 유재학 감독)

“모비스는 외곽 수비에 약점을 드러냈다. 이광재 박지현 등을 이용해 3점슛을 공격적으로 노리겠다.”(동부 강동희 감독)

미리 입을 맞추고 경기장에 나온 사람들 같았다. 21일 울산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을 앞둔 양 팀 감독이 그랬다. 1승 1패로 맞선 두 감독은 약속이라도 한 듯 3차전을 외곽싸움으로 전망했다. 1, 2차전이 높이에서 승부가 갈린 것을 감안하면 의외였다. 동부는 김주성이 함지훈(18득점) 수비에 실패한 1차전은 패했지만 로드 벤슨이 함지훈을 8점으로 묶은 2차전은 승리했다.

지략가로 정평이 난 두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3점슛 7개를 적재적소에 집중시킨 동부가 야투 난조에 시달린 모비스를 70-50으로 대파하고 먼저 2승째(1패)를 거둬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모비스는 역대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소인 16개의 야투에 그치며 역대 플레이오프 최소인 50득점의 수모를 겪었다. 종전 플레이오프 최소 득점 기록은 18일 KT가 기록한 51점.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승 1패로 맞선 14회 중 3차전 승리 팀이 챔프전에 진출할 확률은 85.7%(12회)에 이른다.

동부는 1쿼터 이광재와 박지현이 3점슛 2개씩을 적중시키며 22-11로 기선을 제압했다. 모비스가 2쿼터 들어 외곽 수비를 가다듬고 함지훈이 8득점을 집중시키며 전반을 24-30까지 쫓았지만 골밑 공격만으로는 더는 추격이 불가능했다.

동부는 3쿼터 모비스를 8점으로 묶는 사이 24득점하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약했다. 모비스는 3쿼터 2분 56초를 남긴 시점까지 3점슛을 1개도 성공하지 못하는 등 최악의 외곽슛 난조에 시달렸다.

동부 박지현은 14득점, 5가로채기 등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로드 벤슨은 11득점, 19리바운드를 보탰다.

동부의 질식 수비도 빛났다. 동부는 함지훈에게 어느 정도 득점을 허용하더라도 외곽을 꽁꽁 묶는 지능적인 수비를 펼쳤다. 골밑에서도 함지훈에게 더블팀 수비를 하기보단 테렌스 레더와의 협력 공격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실제로 함지훈은 22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파울 트러블에 시달린 레더는 5점에 묶였다. 강동희 감독은 “함지훈이 10점을 넣든 20점을 넣든 상관없다. 줄 건 주더라도 함지훈으로부터 파생되는 공격을 막으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4차전은 23일 오후 7시 울산에서 열린다.

울산=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농구#프로농구#플레이오프#동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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