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 전날 수원 원정을 마치고 모처럼 하루 쉬게 된 강원FC 직원들은 함께 명동 나들이에 나섰다가 MBC '위대한 탄생2' Top4 구자명, 배수정, 전은진, 50kg를 만났다. 이들은 지난 3월 10일 홈개막전에서 축하공연을 펼친 바 있다.
구자명은 강원FC 직원들에게 “어제 치른 수원전 경기 결과를 들었다”고 운을 뗀 뒤 오재석의 상태를 물었다. 오재석이 전날 경기에서 후반 13분 왼쪽 발목 부상으로 교체됐기 때문.
구자명에게 오재석은 청소년대표팀 동료이기보다는 가족 같은 ‘형’이다. 2년 전 크리스마스에 일어난, 기적 같은 만남부터다.
2010년 성탄절 밤, 오재석은 절친 김승규의 집으로 함께 이동 중이었다. 그때 김승규가 “자명이를 본 것 같다”고 말했고 그 말이 내내 마음에 밟힌 오재석은 근처 가게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허리부상으로 축구를 그만 둔 이후 연락까지 끊긴 구자명이었다. 결국 오재석은 구자명을 찾아냈다. 지금도 두 사람은 그날의 만남을 ‘크리스마스가 준 선물이었다’고 회상한다.
부상 때문에 더 이상 축구선수로 뛸 수 없게 됐지만 마음은 그게 아니었다. 재능을 살려 코치로 나설 수 있었지만 채워지지 않는 미련들이 구자명을 힘들게 했다. 구자명은 “마음보다 몸이 더 힘든 게 낫다”며 거친 노동의 삶으로 뛰어든 이유를 오재석에게 털어놓았다. 이후 오재석은 '위대한 탄생2'에 구자명이 출연할 때까지 묵묵히 그의 ‘멘토’가 되었다.
명동에서 만난 구자명의 어머니도 그때의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오)재석이가 연말이면 꼭 잊지 않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며 “자명이를 비롯한 우리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재석이의 마음이 참 예쁘고 고맙다”고 말했다.
구자명과의 깜짝 만남 소식을 들은 오재석은 “내 작은 말 한마디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는 자명이야말로 참 맑은 동생”이라며 “가벼운 부상이라 오는 25일 열리는 성남과의 홈개막전은 문제없다. 자신의 일처럼 걱정해준 자명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오재석은 “홈개막전 당시 열심히 응원해주던 자명이 앞에서 도움을 기록해 더 기뻤는데, 자명이도 보면서 뿌듯했다고 하더라”며 “이제는 내가 자명이에게서 뿌듯함을 느껴야할 시간인 것 같다. 자명이에게 '위대한 탄생2' 우승자로 다시 축구장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우승 못하면 강원FC 홈경기에도 못 놀러오는 거냐고 진지한 태도로 자명이스럽게 묻더라”며 웃었다. 오재석은 마지막으로 “자명이가 가진 능력과 절실함을 믿는다”며 “스스로를 믿는다면 자명이가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승 기원 메시지를 전했다.
'위대한 탄생2' 강원FC 특집편은 오는 3월 23일(금) 오후 10시 MBC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