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배가 적이 돼서 만났다. 이번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감독 3명은 서울시립대 선후배 사이다. 3위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이 85학번이고 1위 인삼공사 박삼용 감독과 2위 도로공사 어창선 감독은 87학번 동기다. 세 감독은 서울시청에서 선수 생활을 함께 하다 프로 감독이 됐다.
세 감독은 22일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서로를 의식하며 필승의 의지를 밝혔다. 선후배 사이인 황 감독과 어 감독이 24일 3전 2선승의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만난다. 어 감독은 “서울시립대 출신끼리 포스트시즌에 올라와서 기쁘다”면서도 “5세트까지만 가면 우리가 이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 감독 역시 “선배인 내가 더 부담되긴 하지만 꼭 이기겠다”며 지지 않았다.
두 감독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각각 흥국생명 감독과 코치로 한 팀을 이뤘다. 둘은 황 감독이 잠시 팀을 떠났던 2006년 2∼12월만 빼곤 쭉 한솥밥을 먹었다. 어 감독은 2008년 12월 황 감독이 경질되자 이승현 감독의 뒤를 이어 흥국생명 감독을 맡기도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감독은 박 감독과 31일부터 5전 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펼친다. 박 감독은 이미 양 감독과 일전을 치른 바 있다. 2008∼2009시즌 KT&G(현 인삼공사)를 이끌던 박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당시 흥국생명 감독대행으로 첫 사령탑에 오른 동기 어 감독을 만나 0-2로 패했다. 2009∼2010시즌엔 박 감독이 현대건설을 이끌던 선배 황 감독을 챔피언결정전에서 4-2로 꺾었다. 박 감독은 “정규시즌 1위라 플레이오프를 지켜볼 수 있어 기분 좋다. 양 팀이 3차전까지 치르고 올라왔으면 한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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