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더 꽁꽁 묶은 ‘짠물 수비’ 동부, 3승 쌓고 챔프전 진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4일 03시 00분


PO 4차전 모비스에 완승

23일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이 열린 울산 동천체육관. 1쿼터 중반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작전타임을 부르자 외국인 선수 테렌스 레더가 벤치로 들어가며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졌다. 벤치에 앉아서도 경기가 잘 안 풀린다는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레더는 정규시즌에는 경기당 평균 37분 6초를 뛰며 득점 4위(24.22점)에 오른 모비스 전력의 핵이지만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선 단 5득점에 그쳤다. 함지훈에게 어느 정도 점수를 주더라도 레더를 묶는 동부 강동희 감독의 수비전술에 말려들었기 때문이다.

4차전 경기 전 강 감독은 “레더는 자존심이 강한 선수다. 자신에게 공이 오지 않으면 집중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함지훈을 놔두더라도 레더에게 공이 투입되는 길목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더 수비에 성공한 정규시즌 챔피언 동부가 모비스를 79-54로 꺾고 3승째(1패)를 거두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강 감독은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KCC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을 씻을 기회를 잡았다.

이날 동부는 짠물 수비의 진수를 보여줬다. 동부의 센터 김주성과 로드 벤슨은 레더가 공을 잡으면 순식간에 더블팀 수비로 에워쌌다. 레더는 2쿼터 5분 16초를 남긴 시점까지 득점하지 못하는 등 3점밖에 넣지 못했다. 레더는 무리한 공격을 남발하다 실책을 7개나 범하고 무너졌다.

레더가 골밑에서 막히자 모비스의 공격은 외곽으로 겉돌았다. 간간이 외곽슛 찬스가 났지만 설상가상으로 모비스의 야투 성공률은 34%로 동부(60%)에 비해 크게 저조했다. 1쿼터 중반부터 계속 리드를 유지한 동부는 4쿼터 후반 2진 선수를 대거 투입하며 25점 차 완승을 자축했다.

동부의 이광재는 3점슛 4개(6개 시도)를 포함해 16득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벤슨도 16득점 8리바운드로 거들었다. 김주성은 블록슛 3개(8득점)를 기록하는 등 수비에서 제 몫을 했다. 강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는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하는데 이광재가 오늘 그랬다. 김주성은 득점은 많지 않았지만 2차전부터 레더를 효과적으로 막았다”고 칭찬했다.

동부는 4강 플레이오프 인삼공사-KT의 승자와 28일 오후 7시 원주에서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울산=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프로농구#플레이오프#동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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