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주FC가 그렇다. 유력한 강등 후보로 꼽힌 광주는 무패 행진 속에 3승1무(승점 10)를 기록, 승점 동률의 FC서울에 골 득실에 밀린 2위를 마크 중이다.
광주 축구가 특히 매력적인 건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는 누구도 최종 스코어를 예측하기 어렵다. 졌다고 판단된 경기를 뒤집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주 프런트는 늘 “우린 마지막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며 자신만만해 한다. 축구계에는 통상 ‘경기 시작 5분, 종료 5분전을 주의하라’는 격언이 있다. 광주는 좀 더 범위를 넓혀 10분이 가장 어울린다.
올 시즌 광주는 상주와 시즌 개막전(1-0 승) 때 터진 결승골은 후반 40분 주앙 파울로가 기록했다. 포항과 2라운드 홈 개막전(1-1 무)에서는 불과 킥오프 30초 만에 주장 김은선이 터뜨렸다. 제주와 3라운드(3-2 승)에선 전반 2분 김동섭이 선제골로 포문을 연 뒤 1-2로 뒤지던 후반 42분과 추가시간에 주앙 파울로와 슈바가 연속 골을 작렬했다. 부산과 주말 대결(2-1 승)에선 전반 9분 임선영이 득점하며 기세를 올렸다.
작년 시즌 광주의 정규리그 득점(32골) 분포를 보면 킥오프 10분 이내 득점은 4골이었고, 종료 10분 전 득점은 8골에 달했다. 그 중 추가시간 골은 2골이고 ‘종료 5분 전’으로 폭을 줄여도 무려 6골이 터졌다. 소위 시작 끝 발과 막판 끝 발이 가장 뛰어났다.
고무적인 건 주말 부산전 결승 골 시점이다. 주앙 파울로가 찍은 후반 20분 득점은 작년에 한 번도 광주가 골을 넣지 못한 시간이었다. 전반이든, 후반이든 광주는 20분 대 골은 전혀 없었으니 새로운 기록을 추가한 셈이다.
광주 최만희 감독은 “꼴찌 후보가 올라가는 건 어렵지만 추락하는 건 순식간에 벌어진다. 선수들에게 고른 집중력을 주문한다. 지고 있어도, 비기고 있어도 무의식중에 선수들은 ‘최소한 패하진 않는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크게 내세울 점은 없어도 자신감만큼은 어디서도 밀리지 않는다”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