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슨 “골밑은 내 땅”… 동부, 높이에서 이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9일 03시 00분


26득점 18R… 인삼公 꺾어
챔피언 결정전 1차전 선승

강동희 동부 감독은 결전을 앞두고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인삼공사와의 챔피언결정 1차전이 열린 28일 오전 4시에야 눈을 감았다. 최근 공포영화 감상이 유일한 낙이 된 그는 킬러 ‘한니발 렉터’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인 ‘레드 드래건’을 TV로 봤다. 오싹한 전율 속에서 스트레스를 잠시 잊었던 강 감독. 하지만 몇 시간 후 경기 장소인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연방 등골이 서늘해지며 진땀을 흘려야 했다. 당초 붉은 유니폼을 입은 인삼공사와 경기 내내 접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인삼공사는 처음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온 데 따른 부담에 허둥댈 것으로 보였으나 오히려 노련할 거라던 동부 선수들이 지나치게 서두르면서 실수를 쏟아낸 게 화근이었다. 그래도 정규시즌에 기록을 양산하며 1위를 차지한 동부의 뒷심은 살아 있었다. 경기 막판 집중력을 보인 동부가 80-75로 이겨 첫 승을 신고했다. 7전 4선승제의 이번 시리즈의 2차전은 29일 원주에서 계속된다.

동부는 4쿼터 초반 로드 벤슨이 6점을 내리 넣으며 71-62까지 달아났다. 승리를 굳히는 듯했던 동부는 4분 22초 동안 무득점에 그치며 김주성(9득점)마저 5반칙으로 물러나 5점 차까지 쫓겼다. 이 위기에서 김주성의 대타인 김봉수가 빈자리를 메우며 소중한 자유투 득점까지 올린 뒤 인삼공사의 파울 작전을 차곡차곡 점수로 보탰다. 종료 버저가 울리자 강 감독은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렸다.

4쿼터에만 팀 득점 15점의 절반도 넘는 8점을 집중시킨 벤슨은 26득점, 18리바운드를 올리며 골밑을 장악했다. 강 감독은 자유투 10개를 얻어 모두 적중시킨 벤슨에 대해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강 감독이 기대했던 예비역 병장 슈터 이광재는 17점을 터뜨렸다. 동부 윤호영도 16득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인삼공사는 크리스 다니엘스(15득점, 9리바운드)가 3쿼터 종료 2분 19초 전 4번째 반칙을 하면서 구심점을 잃고 흔들렸다. 인삼공사 김태술(18득점, 7어시스트)이 절정의 컨디션을 보인 가운데 오세근은 19점을 보탰다.

▼양 감독의 말▼

“김주성 5반칙 퇴장 아찔”

▽동부 강동희 감독=실수가 많았고 급하게 덤비다 보니 경기 내용이나빴다. 그래도 좋은 경기를 한 상대를 이겼으니 기쁘다. 김주성이 5반칙으로 나가 아찔했다. 2차전에서는 잘해 줄 것이라 기대한다.

“공격 리바운드 너무 뺏겨”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제공권 열세가 패인이다. 공격 리바운드를 너무 뺏겼다. 벤슨의 리바운드를 줄이기 위해 공을 쫓기보다는 몸으로 밀어내는 박스아웃에 집중해야 한다. 젊은 패기로 어깨 펴고 2차전에 나서겠다.

원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프로농구#프로농구챔피언전#인삼공사#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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