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 D-119]장미란 “난 도전자… 전투력 상승 중”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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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30일 03시 00분


또 한번의 환희와 기도를 위해… 영웅이 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기도하고 있는 장미란. 런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 2연패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동아일보DB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기도하고 있는 장미란. 런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 2연패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죽을 상 하고 있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이왕 하는 걸 즐겁고 재미있게 해야죠.”

21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장미란의 얼굴은 밝았다. 환한 미소로 기자를 맞았고, 힘든 훈련 중간에도 간간이 웃음을 터뜨렸다.

10년 가까이 한국 여자 역도를 이끌어 온 그도 어느덧 한국 나이로 서른 살이다. 어쩌면 2012년 런던 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일 수도 있다. 국민들은 그에게 당연히 금메달을 기대한다. 여러모로 부담스러울 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장미란은 이미 그런 부담을 모두 초월한 듯했다.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기대가 더 커요. 긴장감을 느끼며 훈련하는 게 오히려 편안하기도 해요. 금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내가 마음속에 정한 기록을 깨는 게 목표예요. 후회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 도전자의 마음으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75kg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땄던 장미란은 2005년 이후 5년 넘게 이 부문 최강자로 군림했다. 2005년 도하 대회를 시작으로 세계선수권을 4연패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당시 세계기록(326kg)으로 금메달을 땄다. 2009년 고양 세계선수권에서는 자신의 용상 세계기록을 경신(187kg)했고,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렇지만 최근 경쟁자들의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장미란의 최고 기록은 깨졌다. 러시아의 타티아나 카시리나(21)는 지난해 4월 유럽선수권에서 합계 327kg을 들어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그러자 중국의 주루루(周(노,로)(노,로)·24)는 같은 해 11월 파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28kg을 기록해 세계기록을 다시 썼다. 런던 올림픽에서도 장미란과 이들의 3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미란은 이에 대해 “젊은 선수들의 좋은 기록은 내게는 큰 자극제다. 이제는 내가 도전자로서 전투력이 상승하는 것 같다. 기록에서는 다소 뒤질지 몰라도 실전에서까지 처진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미란은 자신의 숙소에 카시리나의 사진을 붙여 놓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는 후문이다.

○ 마이 페이스가 중요


장미란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부상이 없던 지난해 초만 해도 그는 연습 도중 인상 140kg에 용상 190kg을 든 적이 있다. 합계 330kg으로 올림픽 2연패도 무난한 기록이다.

하지만 이후 잦은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한쪽의 밸런스가 무너지자 발목과 허벅지, 허리 등 안 아픈 곳이 없을 정도였다. 꾸준한 치료와 재활로 요즘은 통증 없이 충실히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이 페이스를 런던 올림픽까지 꾸준히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

장미란이 경험 면에서도 경쟁자에게 앞선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이기에 연습 때와 실전에서의 기록에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비해 카시리나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실수를 한 뒤 시상식장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쏟았다. 이형근 역도 대표팀 총감독은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 2∼3kg 차이는 아무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당일 컨디션이다. 미란이가 부담을 떨쳐내고 현재의 페이스를 잘 유지한다면 2연패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 수영의 대들보 박태환(23·단국대 대학원)과 한국 여자 역도의 대명사인 장미란(29·고양시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후 박태환은 휴대전화 뒤 네 자리 번호를 2012년 런던 올림픽이 열리는 해인 ‘2012’로 바꿨다. 장미란 역시 박태환의 권유로 휴대전화 뒤 번호가 2012다. ‘국민 오누이’인 둘은 7월 런던에서 나란히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장미란#런던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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