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구구장. 삼성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사진)는 KIA 이종범의 은퇴 소식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둘은 1998년 이종범이 일본 주니치에 입단하면서 한솥밥을 먹었다. 그때 팀의 셋업맨으로 뛰었던 그의 기억 속에 이종범은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처럼 “바람처럼 달리는 사나이”로 강하게 인식돼 있었다.
인기도 많았다. 오치아이 코치는 “주위를 밝게 만드는 천성이 있었다”며 “경기에서의 집중력도 정말 대단했고, 타석에 서면 ‘뭔가 하겠지’라는 믿음을 주는 선수였다”고 귀띔했다. 당시 주니치 사령탑이었던 호시노 센이치 감독도 이종범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다. 일화도 있다. 이종범이 1998년 6월 23일 가와지리 데쓰야의 공에 팔꿈치를 강타 당한 날, 호시노 감독은 선수단을 모았다. 그리고 “(이종범이 다쳤다고)팀 전체가 위축되면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다친 선수를 위해) 우리가 뭉쳐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독려했다. 팀 내 그의 입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오치아이 코치는 “이번 시범경기(3월 29일)에서의 만남이 마지막일 줄 몰랐다”며 “어떻게 된 사연인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충분히 뛸 수 있는 선수가 갑자기 은퇴해 너무나 아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