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동열 감독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이 많은 투수쪽이 걱정인데, 그래도 야수들을 보며 웃는다”고 했었다. 투수는 부상자가 많았지만, 야수들은 멀쩡했고 눈에 띄게 성장한 선수들도 많았다. ‘공격야구와 뛰는 야구’를 선언한 선 감독이 야수들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KIA는 개막과 함께 4번타자 김상현을 잃었다. 사실상 전반기 전체를 뛸 수 없게 됐다. 이범호도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선 감독이 찾은 해결책은 최희섭이었다.
선 감독은 10일 광주구장에서 “김상현은 파울을 치다가 다쳤는데, 왼쪽 손바닥 골절 부상이다. 최소 3개월이라고 하는데 정상적으로 경기에 뛰려면 4개월 이상 필요할 것 같다. 사실상 전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범호는 계속 살펴보고 있다. 의학적으로는 왼쪽 허벅지 근육에 이상이 없는데, 본인 스스로 계속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 예민한 부분이라서 4월 출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사실 김상현, 이범호의 부상과 관계없이 개막 직후 최희섭을 1군에 부를 생각이었다. 개막전 합류를 건의하는 코칭스태프의 의견도 있었다. 선 감독은 꾸준히 2군 코치진과 최희섭의 복귀 시점을 놓고 대화를 나눠왔다.
선 감독은 “전력적인 판단에서 조만간 부를 생각이었다. 시범경기 때 선수들 앞에서 직접 사과도 했고, 2군에서 열심히 훈련해왔다는 보고도 받았다. 오늘 방에 와서 ‘죄송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래 더 열심히 하자’고 했다”며 “당장 3∼5번을 칠 선수가 없었다. 최희섭이 이제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이 우천 취소되기 전 동료들과 한층 밝은 표정으로 훈련을 마친 최희섭은 “다시 기회를 주신 만큼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