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CC(파72) 18번홀(파5) 티박스에서 245m 떨어진 지점에는 커다란 원 2개가 그려져 있었다. 이날 개막한 한국 여자프로골프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 주최 측에서 설치한 ‘통큰 존’이었다. 티샷한 공이 직경 6m의 가운데 골드존에 떨어지면 200만 원의 상금을 주고 6∼15m인 실버존에 떨어지면 100만 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횟수 제한이 없어 대회 4일 동안 최대 800만 원의 현금을 챙길 수 있다. 직경 10m인 원 하나를 설치해 해당 선수에게 100만 원을 줬던 지난해에는 나흘 동안 20명이 공을 넣어 아마추어 2명을 뺀 18명이 1800만 원을 나눠가졌다. 하지만 이날 하루에만 실버존 13명과 골드존 3명의 주인공이 탄생해 1900만 원이 지급되면서 하루 1000만 원 정도를 예상했던 대회 주최 측은 현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홍진주는 지난해 100만 원을 챙긴 데 이어 이날도 100만 원권 파란색 수표 1장을 받은 뒤 “보너스 받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웃었다.
국가대표 아마추어 김효주(대원외고 2학년)는 “지난해 아마추어라 공을 넣고도 상금을 못 받아 오늘은 아예 티샷을 넘겨버렸다”고 말했다. 지난주 제주도지사배에서 우승한 김효주는 버디 9개에 보기 3개로 6언더파 66타를 몰아쳐 이정민(KT)과 공동 선두를 이뤘다. 역시 ‘통큰 존’에서 드라이버를 250m 넘게 보내며 훌쩍 넘겼던 이정민은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기록했다. 신인이던 2010년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주목받던 이정민은 드라이버 입스에 시달리며 1년 넘게 부진에 빠졌다. 지난겨울 미국 데이비드 리드베터 아카데미에서 스윙 시 왼쪽 어깨가 들리는 동작을 바로잡은 뒤 자신감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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