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종범 빈자리 메울 신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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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4일 03시 00분


선동열 감독, 후계자로 키워
“선배는 나의 우상이자 목표, 비교 안되지만 잘하고 싶다”`

이종범의 총알같이 빠른 도루에 반해 야구선수가 된 KIA 신종길은 ‘제2의 이종범’을 꿈꾼다. 그는 올해 도루 40개, 타율 0.280을 목표로 잡고 ‘영웅’의 공백을 메우겠다고 다짐했다. 동아일보DB
이종범의 총알같이 빠른 도루에 반해 야구선수가 된 KIA 신종길은 ‘제2의 이종범’을 꿈꾼다. 그는 올해 도루 40개, 타율 0.280을 목표로 잡고 ‘영웅’의 공백을 메우겠다고 다짐했다. 동아일보DB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앙드레 말로(프랑스)의 이 명언을 생각나게 하는 선수가 있다. KIA 선동열 감독이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후계자로 키우고 있는 신종길(29)이 그렇다. 11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만난 신종길은 ‘제2의 이종범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영광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대선배에게 나는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다만 이종범 선배를 꿈꾸며 야구를 해온 만큼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 이종범을 보며 야구선수가 되다

신종길은 광주 대성초등학교 시절 총알처럼 베이스를 훔치는 이종범의 모습에 반해 야구 선수가 됐다. 광주일고를 졸업할 때까지는 기대주였을 뿐이다. 우상인 이종범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뛸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프로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2002년 전체 46순위로 롯데에 입단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채 이듬해 한화로 팀을 옮겼다. 2004년 최연소(20세 8개월 21일)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해 반짝 주목을 받았지만 거기까지였다. 다음 홈런을 날릴 때까지 무려 6년의 세월이 걸릴 정도로 긴 시련기를 보냈다.

신종길은 군에서 제대한 뒤 2009년 KIA 유니폼을 입으면서 빛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6경기(총 133경기)에 출장하며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선동열 감독이 부임한 뒤에는 타격에 눈을 떴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414에 5타점으로 활약했다. 올해 정규 시즌이 시작된 뒤 2번 타자 겸 우익수를 꿰차고 있다.

○ 이종범처럼 달리고 또 달린다


신종길에게 이종범의 갑작스러운 은퇴 발표는 충격이었다. 그는 “선수단의 든든한 버팀목이던 이 선배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의욕도 생겼다. 그는 “올해 도루 40개(지난해 23개)와 타율 0.280(지난해 0.221)을 목표로 뛰겠다”고 했다.

선 감독도 신종길의 발전된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보내고 있다. 선 감독은 “지난해는 타구가 오른쪽으로 치우쳤다. 하지만 겨울 전지훈련을 통해 당겨치고 밀어치는 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정도로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신종길은 매사에 최선을 다했던 이종범이 자신의 목표라고 했다. “이 선배가 은퇴 기자회견에서 도루 최다 기록(84개)에 가장 애착이 간다고 한 이유를 알 것 같다. 도루는 한 베이스를 더 간다는 의미도 있지만 투수를 최대한 흔들어 놓는다는 의미가 더 크다. 도루를 통해 팀 전체에 도움을 줬던 ‘바람의 아들’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광주=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야구#프로야구#기아타이거즈#KIA#신종길#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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