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7승2패로 상승세를 타던 SK는 최근 3연패를 당하며 페이스가 주춤거렸다. 빈공이 연패의 주요인이었다. 지난 3경기에서 팀타율 0.202에 5득점. 24일 문학 두산전에선 단 1안타에 그쳤다. 특히 타자들의 동반침체가 두드러졌다. SK 이만수 감독(사진)은 25일 “기술적인 것보다 마인드적인 부분이 슬럼프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모 선수는 “누군가가 부진하면, 내가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그렇게 무리하다보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연쇄 슬럼프의 메커니즘을 설명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은 SK 선수들.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은 대단했다. 이 감독은 핸드폰에 자신의 타격동영상을 담아 열심히 보고 있는 선수들을 목격했다. 칭찬세례를 퍼부을 법도 했지만, 이 감독은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야, 그거 이제 그만 봐라. 오늘도 취소되면 그냥 집에 가서 와이프랑 푹 쉬어.”
이 감독은 “시즌 중에는 폼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긍정의 마인드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4일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아웃된 조인성에 대해서도 “본헤드플레이를 하면, (그것이 마음에 남아) 다음 타석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바꾼 것”이라며 문책성의 교체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도리어 이 감독은 조인성에게 “어제 일은 잊어라. 네가 다시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줘야 한다”며 기운을 북돋았다.
결국 25일 문학 두산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SK로선 한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게 됐다. 이 감독은 “우리 팀워크가 워낙 좋아서 안 풀릴 때도 다같이 안 풀리나 보다. 마음 편하게 하면, 확 올라갈 일만 남지 않겠느냐”며 호기롭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