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 휴스 칼럼]메시-호날두의 꿈 망친 속좁은 스페인축구협회

지구상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스페인의 두 팀이 모두 20일 열리는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오르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스페인축구협회 인사들의 근시안 탓이다. 그들은 자국 리그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FC 바르셀로나(바르사)와 레알 마드리드(레알)의 국제무대 도약은 뒷전이었다.

지난달 22일 바르사와 레알의 맞대결인 ‘엘 클라시코’(2-1 레알 승)가 열렸다. 바르사는 3일 뒤 첼시(잉글랜드)와의 UCL 4강 2차전에서 2-2로 비기며 1차전 0-1 패배를 극복하지 못해 탈락했고 레알도 바이에른 뮌헨(뮌헨)에 1-3으로 져 1차전 1-2 패배에 이어 2연패로 눈물을 흘렸다. 바르사와 레알은 프리메라리가의 확실한 우승 후보이며 UCL에서도 우승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당연히 엘 클라시코 날짜를 옮겼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첼시와 뮌헨만 웃었다.

스페인의 두 거함에 면죄부를 주려는 게 아니다. 뮌헨과 첼시도 UCL이 있는 주에 리그가 있었다. 하지만 두 팀은 ‘베스트 11’ 중 8명을 바꿔 경기를 치렀다. 리그 승점 쌓기를 포기하며 주요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 돈과 명예에서 최고인 UCL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다.

바르사가 홈에서 첼시와 비긴 날의 여파로 리오넬 메시의 몸과 마음이 엉망이 됐다. 그 천재는 페널티킥에서 크로스바를 맞혔고 나중엔 슈팅으로 골포스트를 때렸다. 메시는 특별하다. 그는 축구를 사랑한다. 축구도 그를 사랑해야 한다. 레알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메시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엘 클라시코에서는 승자였지만 4일 뒤 홈에서 열린 뮌헨과의 경기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패배자가 됐다.

뮌헨과 첼시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바르사와 레알보다는 한 수 아래다.

솔직히 스페인이 자국 축구를 우선시하면서 UCL에서 힘을 잃는다고 해서 우리가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스포츠는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유럽 챔피언은 세계 최고를 의미한다. 최고끼리 만나는 게 중요하다.

과연 팬들은 20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UCL 결승전을 지켜보면서 지구상 최고의 팀들을 지켜본다는 느낌을 받을 것인가. 브루스 벅 첼시 회장조차도 첼시가 결승에 오르는 날 “누가 첼시가 이 자리까지 올지 믿었겠는가”라며 “어떤 전문가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벅 회장은 영국축구협회도 클럽을 위해 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이다. 대부분의 축구협회가 글로벌 무대보다는 자국 리그에 집착한다. 첼시도 UCL 4강 1차전이 있던 주에 FA(축구협회)컵 준결승을 치렀다.

앙헬 마리아 비야르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큰소리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대 의견을 펼치는 누구든 큰 목소리로 제압하려 한다. 필자가 보기에 프리메라리가 일정을 짤 때 비야르 회장과 그 일행은 낮잠이나 자는 게 도움이 된다. 그들을 상대로 ‘제2의 스페인 종교재판’을 열어야 할 것 같다. 1480년 시작된 첫 종교재판이 이교도를 잡아내기 위해서 열렸다면 이번에는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붓는 팀들이 왜 무능한 협회 탓에 손해를 봐야 하느냐가 요점이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