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직격탄 “대한체육회, 에닝요 경기 몇번이나 봤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5일 03시 00분


“한국말 못한다고 해서 진정성 없다 할수있나

소설같은 일부기사 아쉬워”

“요즘 언론 보도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지도자로서 항상 언론을 동반자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 전쟁을 준비하는 장수의 기본을 흔드는 것을 보고 동반자라는 생각을 지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은 1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고양시와의 6월 12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 레바논 전(오후 8시·고양종합운동장) 경기장 협약식에서 브라질 출신 에닝요(전북)의 특별귀화로 불거진 논란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최 감독은 “일부 언론이 라돈치치(수원)와 에닝요 귀화에 대해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르게 왜곡하고 있다. 우리는 제대로 된 절차를 밟고 있었고 나는 한마디도 안했는데 소설 쓰듯 이상한 방향으로 만들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에닝요가 귀화한 뒤 내가 전북에 돌아가면 용병 쿼터가 하나 늘어나 전북에 큰 이익이라고 억측한 것까지는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뽑지도 않은 선수 A, B, C를 예로 들어 감독이 선수를 차별하며 대표팀을 망치고 있다고 쓴 것은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라돈치치가 지난해 말, 에닝요가 올 초 귀화 의사를 밝혔을 때 사실 나는 무시했다. 당시는 쿠웨이트와의 3차 예선 마지막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최종예선에 오른 뒤 기술국과 협의해 전력 강화 방안을 얘기하다 두 선수가 필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대한체육회에 특별귀화 심사를 요청한 것이다. 두 선수의 귀화와 상관없이도 대표팀 운영을 구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귀화 요청이 아니라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란 얘기. 그는 “체육회가 두 선수의 축구실력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에닝요가 뛰는 걸 몇 게임이나 봤나. 한국말 잘하고 한국을 폄훼하는 외국인도 많다. 한국말 못한다고 해서 진정성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 두 선수 모두 한국축구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우린 정당한 절차를 밟을 것이며 그와 상관없이 6월 8일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방문 1차전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병역 논란’ 박주영(아스널)에 대해 “본인이 직접 해명했으면 좋겠다. 그 선수의 진정성이 어떤지를 알아야 국민들도 납득이 갈 것이다. 감독으로서 대표선수를 선발할 때 희생 및 최선을 다하려는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보도를 한 일부 매체에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악의적인 보도에 수동적인 자세를 취해온 게 한국축구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협회는 법무팀을 새로 꾸렸고 향후 악의적인 언론 보도에 대해 문구 하나하나까지 검토하며 법률적인 대응을 할 계획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축구#축구 대표팀#에닝요#특별 귀화#최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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