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록바에 의한…드록바를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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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1일 07시 00분


2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UEFA 챔스리그 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꺾고 창단 후 첫 대회 정상에 오른 첼시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출처=첼시FC
2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UEFA 챔스리그 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꺾고 창단 후 첫 대회 정상에 오른 첼시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출처=첼시FC
첼시 ‘UEFA 챔스’ 첫 우승키스

뮌헨과 1-1 비긴후 승부차기서 이겨
드록바 동점골-승부차기 V 일등공신
첼시, 우승상금 포함 1000억 돈방석


첼시(잉글랜드)가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유럽 프로축구 정상에 올랐다.

첼시는 2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승부차기 끝에 눌렀다. 첼시는 전후반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연장에 이은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첼시는 2008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챔스리그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승부차기 패배의 아픔도 씻어냈다. 첼시는 2011∼2012시즌 프리미어리그 6위에 그쳐 다음 시즌 챔스리그 출전이 무산된 상황이었지만 이번 우승으로 기어이 다음 시즌 출전권을 따냈다. 첼시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은 감독 대행으로는 최초로 챔스리그 우승을 이뤘다. 첼시는 우승 상금 900만 유로를 포함해 챔스리그 출전으로 3000만 유로(445억원)를 챙긴 것은 물론이고 TV 중계권료와 마케팅 이익금 등을 합치면 1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 영웅 드록바

먼저 승기를 잡은 건 뮌헨이었다.

뮌헨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38분 리베리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토마스 뮐러가 헤딩으로 받아 골문을 갈랐다. 그러나 첼시는 후반 43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드록바가 헤딩골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뮌헨은 1-1이던 연장 전반 4분 드록바의 파울로 귀중한 페널티킥(PK) 찬스를 얻었다. 그러나 로벤이 찬 PK 킥은 첼시 골키퍼 체흐 손에 걸리고 말았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바이에른 뮌헨 홈 팬들의 입에서 일제히 탄식이 흘러 나왔다. 뮌헨은 이후에도 두 차례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만들었지만 골로 연결하지 못했고, 경기는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3-3 상황에서 뮌헨의 마지막 키커 슈바인슈타이거의 볼은 골문을 살짝 외면했다. 반면 첼시의 마지막 키커 드록바는 깔끔하게 승부차기 골을 성공시켰다. 드록바는 패색이 짙던 후반 막판 동점골에 이어 우승을 확정하는 승부차기 마지막 킥까지 성공하며 자신이 왜 ‘드록신’으로 불리는지를 증명했다.

○불리한 여건 뒤집은 승리

첼시의 우승은 다소 의외다.

첼시는 올 시즌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다. 30대 초반의 젊은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을 영입해 세대교체를 노렸지만 끝까지 버티지 못하고 조기 경질됐다. 첼시는 리그 6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첼시 레전드 출신인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으며 팀이 달라졌다. FA컵 우승에 이어 챔스리그에서도 승승장구했다. 특히 바르셀로나(스페인)와 준결승에서는 모든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승리했다.

뮌헨과의 결승도 여러모로 첼시에 불리했다. 멤버나 경기력 측면에서 뮌헨의 우세가 점쳐졌다. 또 결승이 열리는 곳이 바로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였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 예상대로 뮌헨이 경기를 주도했다. 첼시는 유효 슛에서 3-7, 슛에서 3-17로 뒤졌다. 코너킥은 뮌헨이 무려 20개를 얻는 동안 첼시는 겨우 1개에 그쳤다. 그러나 첼시 선수들에게는 승리 DNA가 있었다. 첼시는 최강 바르셀로나를 4강에서 무너뜨렸던 강한 수비와 집중력으로 뮌헨마저 정복하고 영광의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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