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상무-전북현대의 K리그 13라운드가 벌어진 20일 상주시민운동장. 한 여성 팬이 90분 내내 욕설을 해댔습니다. 상주 선수 중 서울 출신인 김치우, 최효진을 응원하는 팬이었는데 상대나 심판을 비방하는 수위가 지나쳐 듣기 거북할 정도였어요. 알고 보니 2007년 9월 서울-수원 2군 리그에서 수원 안정환에게 심한 욕설을 해 물의를 빚었던 팬이더군요. 당시 안정환 득점 후 그녀는 “쪽팔려서 세리머니도 못 하냐”고 비아냥댄 뒤 사생활을 침해하는 발언을 했고, 안정환이 격분해 관중석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후 1000만원 중징계를 받은 안정환은 고개를 숙였지만 “이런 소리 들으면서 축구를 해야 하나 속이 상한다”고 말해 많은 공감을 받았습니다. 2군, 비인기 구단 경기는 여전히 언어폭력의 사각지대입니다. 이런 언어폭력을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게 더 고민입니다. 홈 관중 소요로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구단이 징계를 받지만 이런 인신공격성 욕설로 처벌받은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조재철·김정우·이재성…친정팀에 비수 꽂은 3인
○…20일 K리그 13라운드에서는 무려 3명이 친정팀에 비수를 꽂아 화제가 됐습니다. 경남 조재철과 전북 김정우는 작년에 몸담았던 성남과 상주를 상대로 골을 넣었습니다. 울산 이재성도 친정 수원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었죠. 반면, 조재철과 맞트레이드 형식으로 성남 유니폼을 입은 윤빛가람은 경고누적으로 20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팀 패배를 쓸쓸히 지켜봐야 했습니다. 친정팀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선수들이 또 있습니다. 5월26일에 빅 매치 중 하나인 전북-수원전이 열리는데 수원 출신 전북 에닝요와 전북 출신 수원 서정진이 경고누적으로 모두 못 뜁니다. 이런 스토리가 K리그에 더 재미를 주는 것 같아 흐뭇합니다.
수원 서포터스 그랑블루·하이랜드 이젠 한목소리
○…수원 삼성을 대표하는 서포터스는 그랑블루입니다. 하지만 하이랜드라는 다른 서포터스 조직도 있었습니다. 경기장 본부석 기준으로 왼쪽에 위치한 이들이 그랑블루였다면, 하이랜드는 본부석 맞은 편 스탠드 2층의 한쪽에서 “수원”을 외쳤답니다. 여기서 옳고 그름을 운운하는 건 어울리지 않을 것 같네요. 그래도 같은 팀을 응원하며 다른 목소리를 내는 모습은 썩 좋아 보이지 않았죠. 하지만 이젠 안심해도 될 것 같습니다. 최근 두 단체가 ‘프렌테 트리콜로(청백적의 전선·청백적은 수원 상징색)’라는 이름으로 통합을 이뤘기 때문이죠. 긴 이름만큼이나 오래 가는, 함께 가는 수원 팬이 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