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축구인은 31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 10주년을 맞는 데 대한축구협회와 정부가 아무런 기념행사도 준비하지 않는 것에 의아해했다. 당시 대한민국은 월드컵 사상 첫 승과 16강에 이어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무너뜨리며 4강 신화를 이뤄 지구촌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그 추억을 되살릴 만도 한데 지나치게 무감각하게 넘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새벽 스위스 베른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스페인과 친선경기를 10주년 기념으로 볼 수 있지만 안방 잔치가 아니어서 팬들이 실감하지 못한다. 조중연 축구협회장도 FIFA 총회에 참석한 뒤 곧바로 스위스로 넘어가 근 10일째 자리를 비우고 있다.
축구협회가 손을 놓고 있는 대신 한국프로축구연맹이 7월 5일 K리그 올스타전을 ‘팀2002’와 ‘팀2012’로 치르기로 했고 FC 서울은 28일 인천과의 안방경기에 2002년 한국과 3, 4위전을 치른 셰놀 귀네슈 전 터키 감독(트라브존스포르 감독)을 초청했다. 초대형 비빔밥 만들기 등 일부 민간행사도 있었다.
일각에선 ‘정치 바람’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기념행사를 열어 2002년 4강 주역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새누리당 의원)만 빛나게 되면 추후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 협회가 기피했다는 지적이다. 만일 그렇다면 순수해야 할 축구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반응한 측면이 크다. 팬들은 정치가 아닌 축구 자체를 즐기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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