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장원삼(29·사진)은 30일 대전 한화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이처럼 말하며 웃었다. 퍼펙트게임을 꿈꾸며 마운드에 오르지만 경기 시작을 알리는 차임벨 소리가 울려 퍼지기 무섭게 첫 타자한테 곧바로 안타를 잘 허용한다는 뜻이었다. 옆에서 이 말을 듣던 김현욱 트레이닝코치는 “그거 좋은 거다. 첫 타자한테 안타 맞고 마음 비우고 편안하게 던져서 1안타 완봉승하면 그것도 좋다”며 웃었다.
말이 씨가 된 것일까. 장원삼은 정말로 1회말 첫 타자 강동우에게 좌중간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이후 경기양상은 거짓말처럼 김 코치의 말처럼 흘러갔다. 7회까지 안타는 단 1개도 내주지 않았다. 7회 종료까지 무안타 무실점. 8회 선두타자 이대수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오선진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8회까지 2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개막 후 2패부터 안고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5연승(1구원승 포함) 가도를 달렸다. 그 중 한화전에서만 3연승. 팀 내 다승 공동 1위는 물론 전체 다승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장원삼은 경기 후 “팀이 올라갈 듯 말 듯 계속 정체돼 있는 상황이었는데, 상승세를 탈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상대 투수(김혁민)가 워낙 좋아서 1점차 승부라고 생각해 실투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오늘 슬라이더가 잘 들어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