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서울의 데얀(31·몬테네그로)과 몰리나(32·콜롬비아)는 ‘데몰리션 콤비’로 불린다. 이는 두 선수 이름의 앞 글자와 영어 단어 ‘Demolition(파괴)’이 어우러진 말이다. 올 시즌 데얀과 몰리나는 파괴력 넘치는 공격력으로 자신들이 왜 ‘데몰리션 콤비’로 불리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30일 현재 데얀(10골)과 몰리나(8골)는 나란히 득점 1, 2위를 달리고 있다. 몰리나는 도움도 8개를 기록해 이 부문 1위다. 이들의 활약에 힘입은 서울은 승점 31(9승 4무 1패)로 K리그 선두로 나섰다.
데얀과 몰리나는 서울의 공격에서 절대적인 존재다. 이들은 서울이 터뜨린 22골 중 18골(81.8%)을 책임지고 있다. 골의 순도도 높다. 데얀이 기록한 10골 중 5골, 몰리나가 기록한 8골 중 3골이 승리를 결정지은 결승골에 해당한다. 결국 서울이 승리한 9경기 중 8경기가 이들의 발끝에서 이뤄진 셈이다.
올 시즌 개인 기록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는 이들이지만 두 선수 간 호흡도 K리그 최고를 자랑한다. 데얀이 넣은 10골 중 6골이 몰리나의 도움으로 만들어졌다. 제주의 자일(7골)과 산토스(7골)가 그 뒤를 쫓고 있다. 산토스는 자일의 7골 중 4골을 도왔다.
28일 서울과 인천의 경기는 데얀과 몰리나의 ‘따로 또 같이’ 효과가 드러난 경기다. 서울은 몰리나가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로 팀의 선제골을 넣은 데 이어 데얀이 역대 최소경기인 173경기 만에 개인통산 100호 골과 101호 골을 터뜨려 3-1로 승리했다. 몰리나의 첫 번째 골은 데얀이 도움을 기록했고 데얀의 세 번째 골은 몰리나가 도왔다. 데얀(2골 1도움), 몰리나(1골 1도움)는 경기가 끝난 후 얼싸안으며 승리를 자축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올 시즌 이들의 활약을 ‘아픈 만큼 성숙했다’고 분석했다. 한 해설위원은 “지난 시즌 초반에는 몰리나와 데얀의 활동범위가 겹쳐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서로 역할 분담이 되고 동료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현재 K리그 최고의 콤비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시즌 개막 전 최용수 서울 감독은 화끈한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축구’로 챔피언에 오르겠다고 공언했다. 현재까지는 두 외국인 선수가 서울의 공격을 잘 이끌고 있다. ‘데몰리션 콤비’의 맹활약은 ‘독수리’ 최용수 감독의 우승을 향한 꿈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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