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호는 5월31일(한국시간) 스페인과 평가전에 왼쪽 풀백으로 풀타임을 뛰었다. ‘삿포로 참사’로 불린 2011년 8월 일본과 평가전(0-3 패) 이후 9개월 만에 A매치 출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전임 조광래 감독부터 현 최강희 감독까지 대표팀 사령탑들은 이영표(35·밴쿠버)의 후계자를 찾지 못해 늘 고민이었는데 박주호의 맹활약으로 한 시름 놓게 됐다.
○대표팀 트라우마 왜 생겼나
사실 박주호는 그 동안 대표팀과 큰 인연이 없었다.
소속 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 대표팀에 뽑혔다가도 A매치만 오면 얼어붙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런 징크스는 2010남아공월드컵 직전 생겼다. 남아공월드컵을 준비하던 허정무호는 2010년 4월30일, 대표팀 홈 유니폼 발표회장에서 30명의 예비명단을 발표했다. 이 중에 26명을 추려 전훈지인 오스트리아로 떠나고 그곳에서 3명을 뺀 23명이 남아공에 최종 입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축구협회는 당시 예비명단 발표 4일 전 박주호의 소속 팀 이와타에 ‘박주호가 30명 예비명단에 포함됐으니 준비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 소식에 박주호는 일본 몇몇 언론과 사전 인터뷰도 했다. 그러나 발표 하루 전인 29일 밤 최종적으로 박주호 대신 김치우(상주상무)가 선택됐다. 박주호의 충격은 컸다. 실의에 빠졌다. 이후 박주호는 전임 조광래 감독 시절에도 간간이 대표팀에 부름을 받았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바젤 입단으로 한 단계 성장
박주호는 작년 시즌 스위스 프로리그 명문 바젤에 입단하며 한 단계 성장했다.
박주호는 지난 시즌 주전으로 35경기를 소화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도 밟았다. 정해성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예전 박주호는 사이드 백으로서 갖출 기량은 다 갖추고도 경기에만 나서면 유독 자신감이 떨어져 보였는데 스페인전을 보니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박주호가 앞으로도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 최강희호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남아공월드컵 때 쓴 맛을 봤던 그의 눈은 이제 2014브라질월드컵을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