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가 무너지면 팀은 1패 이상의 타격을 입는다. 그만큼 에이스가 지니는 상징성은 크다. 윤석민(26)는 KIA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그러나 최근 3경기에서 승 없이 2패만 떠안았다. 29일 잠실 두산전에선 5이닝 8안타 4실점으로 무너졌다. 31일 잠실구장, 그가 불펜에 섰다. 원래 등판 전 불펜피칭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무너진 투구밸런스를 다 잡기 위해 불펜에서 27개의 공을 던졌다. 에이스를 위해 KIA 선동열 감독까지 이례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기술적 부분과 더불어 심리적 부분까지 지적하며 분발을 촉구했다.
○상체가 아닌 하체로 던져라!
“팔로만 던지려고 하지 말고 하체로 던져야지!” 윤석민의 투구를 지켜보던 선동열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투구시 중심을 잡아주는 오른발이 체중중심이동보다 한 템포 빨리 밀려나오면서 팔이 뒤에서 처지게 되고, 공을 앞에서 때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선 감독은 “중심이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팔이 나와야 하는데 ‘딜리버리(하체 이동을 하면서 공을 앞으로 가져오는)’ 과정에서 지탱해줘야 할 뒷발이 빨리 움직인다”며 “하체가 불안정하면 팔이 퍼져 나오고 공이 전체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상체로만 던지려고 하지 말고 하체로 던진다고 생각하라. 리드미컬하게 공을 던져라”고 지적했다. 선 감독은 이날 윤석민의 폼을 따라하며 직접 문제점을 잡아줬다.
○마인드 컨트롤만으로 상대를 이겨라!
“심적으로 힘들어도 그런 상황을 극복해야 한 단계 발전한다!” 선동열 감독은 심리적 부분을 강조했다. 선 감독은 “누누이 말하지만 적은 남이 아닌 나 자신이다. 투수는 마인드 컨트롤만으로 상대를 이길 수 있다”며 “투수가 성적이 안 나면 구위도 저하되고, 공이 안 가다보니까 기분이 다운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투수라면 무조건 (공을 던지는 것을) 즐겨야 한다. 그런 상황을 극복해야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민도 “예전과 달리 심리적으로 힘든 건 없다. 어차피 힘들어 한다고 성적이 나는 게 아니다”며 “원래 한 시즌에 1∼2번 슬럼프가 온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투구)밸런스가 좋지 않기 때문에 좋았던 부분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