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LA 다저스의 기세가 무섭다. 다저스는 1일(한국시간) 현재 32승 18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팀 승률은 .640.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가장 높은 승률이다.
미국현지언론들은 다저스가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이유로 안정된 투타의 조화, 돈 매팅리 감독의 지도력, 그리고 새로운 구단주가 팀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력 등을 꼽고 있다.
다저스는 전통적으로 마운드가 강한 팀이다. 반면 공격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타선까지 폭발하면서 쉽게 승리를 따내고 있다.
다저스의 공격은 맷 캠프와 안드레 이디어가 이끌고 있다. 두 선수는 정교한 컨택능력과 수준급 파워를 겸비하고 있어 투수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수비능력도 탁월하다.
하지만 다저스에 비상이 걸렸다. 팀의 간판타자인 캠프가 부상으로 전력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당연히 이디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행스럽게도 이디어는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디어는 0.333의 높은 타율로 내셔널리그 타격 3위에 올라 있으며, 홈런(9)과 타점(44)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타점 부문은 당당히 리그 1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6년차가 된 이디어는 어느덧 다저스의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기록한 30경기 연속안타로 전국구스타가 됐고, 생애 첫 골드글러브 수상으로 기량을 인정받았다. 이번 시즌에는 MVP까지 노려볼 만하다.
마이클 영, 제이미 모이어, 셰인 빅토리노 등 메이저리그 올스타 플레이어들을 만난 동아닷컴은 이번에도 한국언론 최초로 이디어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1위를 지키고 있어서인지 다저스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는 그 어느 팀보다 더 밝고 유쾌했다.
<다음은 이디어와의 일문일답>
-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타율, 타점, 홈런 등 올 시즌 당신의 개인성적이 매우 좋다.
: 나는 항상 기본에 충실하고자 한다. 그러다 보니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 장기간 시즌을 치르다 보면 슬럼프가 오기 마련이다. 그럴 때 너무 많은 생각을 하기 보다는 늘 초심의 자세로 돌아가 마치, 어렸을 적 코치들이 가르쳐준 ‘공보고, 공치기(see the ball, hit the ball)’식의 야구 기본적인 것들에 충실하는 편이다. 기본에 충실하면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
- 올 시즌 다저스의 상승세가 무섭다.
: (웃으며) 선수들이 한 살 더 먹어서 그런지 영리해진 것 같다. 각자 맡은바 임무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고, 팀의 승리라는 공동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팀 플레이를 하다 보면 팀 뿐만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성적도 좋아지는 것 같다.
- 메이저리그 데뷔 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비결이 무엇인가?
: 야구를 시작하고 단 한 번도 현실과 타협하거나 현재 내 위치에 만족하지 않았다. 나는 늘 야구가 고팠다. 또한 항상 오늘에 충실한 삶은 살았다. 오늘 경기에 최선을 다해 최고의 선수가 되려 노력했고, 원하는 결과를 얻더라도 거기에 만족하거나 그것으로 내 한계를 만들지 않았다. 이따금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도 결코 좌절하거나 후회하지 않고 나는 늘 더 잘할 수 있다고 내 자신을 믿으며 노력했다.
- 야구는 언제 처음 시작했나.
: 미국의 여느 아이들처럼 아주 어렸을 적부터 야구를 접했다. 농구나 풋볼 등 다른 운동도 했지만 야구가 제일 좋았다.
- 아마추어 때도 야구를 잘했나.
: 그렇지 않다. 지난 2000년 전미대학야구 최강이라는 애리조나 주립대(ASU)에 입학했지만 야구부 코치가 1부 리그에서 뛸 실력이 안 된다며 최하위 리그라 할 수 있는 2년제 대학으로 가라고 했다. (웃으며) 지금 내모습을 보면 믿기 힘들겠지만 나도 한때는 야구 열등생이었다.
- 정말인가? 실망감이 무척 컸을 텐데……
: 그렇다. 당시에 기분이 무척 안 좋았다. 크게 실망했다. 하지만 야구를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으며 열심히 했다. 그 결과 2001년 2년제 대학야구리그 여름시즌에서 타율 .468와 최다안타 기록을 세우며 MVP가 됐고, 그 해 가을 다시 애리조나 주립대로 돌아갈 수 있었다.
- 다시 돌아갔을 때 코치가 뭐라고 하던가.
: (웃으며) 돌아와서 기쁘다며 반갑게 맞이해 주더라. 그러면서 주전자리도 바로 마련해 주었다. 당시의 경험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지금도 큰 도움이 된다.
- 야구 열등생에서 메이저리그 스타가 됐다.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어린이들이나 야구 열등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자면.
: 현재 실력에 연연하지 말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매 경기 즐기면서 꾸준히 노력하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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