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습 보는것 같아…” 신기성 은퇴가 안타까운 강동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4일 15시 26분


스포츠동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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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동부 강동희 감독(46)은 '은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슴 한 구석이 허전해 진다. 화려했던 현역 생활을 아쉽게 마무리해서다.

강 감독은 중앙대 졸업 후 1990년 기아(현 모비스)에 입단해 2002년 LG로 이적한 뒤 두 시즌을 더 뛰고 2004년 유니폼을 벗었다. "충분히 더 뛸 수 있었지만 주위 상황이 그렇게 할 수 없게 만들었어요." 그 흔한 은퇴식 한번 못한 강 감독은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등번호 '5'에 대한 영구결번의 영광을 어느 구단에서도 누리지 못했다.

이런 사연으로 강 감독은 최근 은퇴를 선언한 신기성(37)을 바라보는 안타까움이 크다. 강 감독과 같은 포인트 가드로 등번호도 똑같으며 송도중-고 후배인 신기성은 전자랜드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렸지만 어느 구단의 영입 제의도 받지 못해 코트를 떠나게 됐다.

강 감독은 막판까지 신기성 영입에 소매를 걷어 붙였다. 신기성이 동부의 전신인 나래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기에 마무리를 제2의 고향인 원주에서 한다는 의미도 부여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동부의 선수 구성을 매듭지은 상황에서 뒤늦게 신기성을 받아들일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었으며 전자랜드에서 신기성을 풀어주는 대신 전력 보강을 위해 무리한 트레이드 카드를 요구하면 성사되지 못했다. 전자랜드가 매각 수순을 밟고 있는 것도 신기성에게는 악재였다.

강 감독은 "기성이가 1,2년은 충분히 제몫을 할 수 있는데 고참 선수의 비애인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신기성이 당초 예정에 없던 은퇴기자회견을 4일 열게 된 것이 강 감독에게도 작은 위안이 될 것 같다.

김종석 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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