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고와 장충고의 제66회 황금사자기 결승전이 열린 3일 창원 마산구장에선 양 팀 선수들 부모의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아버지들은 확성기를 들고 꽹과리를 치며 ‘피차’와 ‘빠따’를 연호했다. 어머니들은 정성껏 싸온 음식을 나눠주며 응원을 도왔다. 이들 부모의 헌신엔 자식이 프로에 지명받길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
올해 황금사자기는 최초로 ‘9구단’ NC의 안방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NC는 창단 첫해인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17명을 뽑았다. 덕분에 고교나 대학을 갓 졸업한 94명이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2010년 78명보다 20%나 늘었다. NC는 내년에도 14명 이상 신인을 뽑을 예정이다. 만약 10구단까지 창단한다면 2002년 신인 드래프트(104명) 이후 처음으로 100명이 넘는 신인이 프로 무대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2년 신인 드래프트 이후 2차 지명 정원은 12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 위한 조치였다. 한 팀의 정원이 65명인데 너무 많은 신인을 받으면 그만큼 기존 선수가 빠져야 하기 때문이다. 구단의 입장도 일리가 있다. 따라서 많은 유망주가 프로 유니폼을 입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새 구단을 창단하는 것이다.
기존 구단이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리그의 질적 저하’다. 수준 미달의 선수를 뽑아 쓰면 프로야구 전체의 질이 떨어진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번 황금사자기 우승팀 북일고의 사례를 보면 이는 섣부른 걱정임을 알 수 있다. 이정훈 감독 부임 전인 2008년까지만 해도 북일고는 최약체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 감독의 피땀 어린 조련으로 올해 고교야구 최강팀으로 거듭났다. 이 감독은 “어린 선수는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고 했다. 특급대우를 받고 프로에 입단했지만 맥없이 무너지는 고졸 선수도 적지 않다. 반면 신고 선수로 들어와 팀의 간판이 되기도 한다. ‘야구 몰라요’라는 말처럼 야구 선수의 미래도 알 수 없다. 어린 선수는 기회를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이번 황금사자기에 참여한 팀의 학부모들은 9구단의 안방에서 10구단의 희망을 담아 ‘피차’와 ‘빠따’를 외쳤다. 8개 구단은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논의를 유보했다. 자식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의 외침은 언제쯤 그 응답을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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