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했던 한화 박찬호(39)와 넥센 김병현(33). ‘코리안 특급’과 ‘핵잠수함’이라는 별명으로 더 친숙했던 두 영웅이 마침내 한국에서 맞붙을 기회가 생겼다. 성사될 확률이 높지는 않지만, 그 가능성만으로도 야구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만하다.
무대는 8일부터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넥센-한화의 주말 3연전. 김병현은 일주일 간격으로 마운드에 오른 그간의 패턴을 고려할 때, 3연전 첫 경기인 8일 등판이 유력하다. 박찬호는 9일이나 10일 등판이 예정돼 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이 “박찬호는 주말쯤 던질 예정”이라고 밝혔고, 정민철 투수코치도 “토요일(9일)이나 일요일(10일) 중 미팅을 통해 적당한 날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경기가 정상적으로 열린다면 둘은 하루 혹은 이틀 간격으로 맞대결을 피하게 된다.
그러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있다. 특급 맞대결을 성사시키기도 하고, 무산시키기도 하는 ‘비’다. 8일과 9일에는 전국에 비가 예보돼 있다. 경기가 우천 취소돼 김병현의 등판이 주말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물론 박찬호의 등판 역시 순연될 수 있다. 하지만 박찬호는 이미 휴식 차원에서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걸렀다. 경기감각 유지를 위해서라도 예정된 날짜에 마운드에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 승패를 떠나 두 선수가 한국야구에서 차지하는 의미만으로도 사상 최고의 ‘빅매치’가 될 하루. 과연 박찬호와 김병현의 맞대결은 이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