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 이사회가 박대호 대표이사의 해임안 처리를 연기했다. 스포츠토토는 7일 서울 논현동 본사 7층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었다. 재적인원 8명(사내이사 4명·사외이사 4명) 전원이 참석했다. 5시간여의 회의 끝에 상정됐던 2가지 안건(대표이사 해임·이사진 교체)을 추후 재논의하기로 의결했다. 스포츠토토 박대호 대표는 “이사회는 (안건을 의결할) 근거가 부족해 적절치 않다고 합의했다. 21일 오전 10시 이사회를 속행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8명의 이사 가운데 개인 사정으로 회의 도중 자리를 뜬 1명을 제외한 7명이 표결했다. 5대2로 결론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대표 해임안 왜 상정됐나?
스포츠토토의 대주주인 오리온그룹(회장 담철곤)은 3월 스포츠토토에 2명의 대표체제(각자대표제) 운영을 제안했다. 박대호 대표는 이를 받아들여 3월 30일 이사회를 소집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체육진흥투표권사업 연장계약을 앞두고 2명의 대표가 존재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결정을 유보하고 대주주 측에 이사회의 뜻을 전달해 재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던 중 4월 예상치 못한 140억원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졌다. 조경민 전 오리온그룹 전략담당 사장과 스포츠토토 자금담당 부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는 담 회장과 연관이 있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리온 측은 5월 말 박 대표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이유는 크게 2가지. 비자금 사건 등 일련의 사태에 현 경영진이 책임을 져야 하고, 대주주의 인사권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3가지 조사 결과가 관건
7일 이사회는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조사와 16일 끝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감사, 오리온그룹과 스포트토토 합동조사 등 3가지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이 3가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스포츠토토 현 경영진에 대한 해임 여부를 21일 속개할 이사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스포츠토토 관계자는 “이사회가 21일로 예정이 됐는데 그에 앞서 검찰 조사, 공단 감사, 자체 조사 등 3가지 결과가 어느 정도는 나올 것”이라며 “이 때문에 차기 이사회로 결정을 유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박대호 대표는 “스포츠토토 이사회가 오리온이나 그 대주주인 담 회장의 뜻을 거부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결과를 얻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